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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기관 "시약 부족 우려" "실익 없는 확진검사 제한해야" 지난 주말 이후 신종인플루엔자 진료 환자가 급증하면 확진 검사 수요도 폭주하고 있다. 각 검사기관은 더이상 검사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27일 주요 5개 수탁검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이후 신종인플루엔자를 확진하는 아르티피시아르(RT-PCR) 유전자검사 의뢰가 이전에 비해 많게는 10배가량 급증했다.

수탁검사기관이란 각 병원으로부터 혈액이나 소변 등 검체를 받아 검사를 대행해 주는 전문 기관을 말하며 신종플루 확진검사를 실시하는 수탁검사기관은 녹십자의료재단, 서울의과학연구소, 이원의료재단, 네오딘의학연구소, 삼광의료재단 등이 있다.

이 가운데 A검사기관은 평소 500~800건의 신종플루 확진검사를 수행했으나 7세 아동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주말 의뢰건수가 2천500건으로 급증했으며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6일에는 1만건으로 뛰었다.

이 검사기관은 평소 2일 안에 검사를 완료하고 결과를 의뢰자(병원)에 통보했으나 검사 물량이 밀려 5일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A검사기관 관계자는 "확진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한계치에 다다른 것은 다른 기관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환자가 더 늘어날 텐데 이런 식으로 확진검사를 실시한다면 검사 수요를 따라갈 수도 없을뿐더러 남은 겨울 동안 꼭 필요한 검사를 제때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값비싼 확진검사보다는 임상적 판단에 따라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약효나 비용절감 면에서 유리한데도 확진검사를 일일이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플루 등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는 증상이 발현된 지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약효가 제대로 발휘된다. 확진검사 결과를 기다린 후에 약물을 투여한다면 자칫 비싼 검사비만 날리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가격은 1주기(5일) 복용당 3만2천원인 반면 확진검사 비용은 10만원이나 된다.

또 검사수요가 폭주함에 따라 확진검사용 시약도 빠르게 소진돼 각 검사기관들은 시약 재고량 확보도 원활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마구 검사를 하다가 언제 재고가 바닥날지 걱정된다"며 "내년 봄까지 버티려면 보건당국이 확진검사 수요를 어느 정도는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각 거점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진료를 받기 어려워진 배경에는 제한된 검사량도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신종플루 확진검사 급증으로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각 병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진료비를 청구하기까지 2개월가량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확진검사에 쓰인 건보재정이 많게는 하루 1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검사기관 관계자들은 추정했다.

보건당국은 하지만 이같은 상황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확진검사에 실익이 없으므로 발열과 호흡기증상이 있다면 곧바로 치료제를 투여하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에서는 대부분의 환자가 신종플루 유전자검사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각급 학교에서 정확한 환자를 파악하고 출결석을 관리한다며 학생들에게 확진검사 결과를 요구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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