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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출생 성비’는
성비 불균형은 태아 성감별 의료기술의 보급과 더불어 점차 지구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에선 출생 성비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우리나라는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성비가 불균형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통계청의 국가별 출생 성비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출생 성비는 106.4로 조사대상 73개 국가 중에서 23번째로 높았다.

유교의 영향으로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중국은 지난해 출생 성비가 120.5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높았고, 같은 아시아권인 아제르바이잔은 117.2(2007년)로 그다음을 이었다. 출생 때 정상적인 남녀 성비가 10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중국은 인구 억제 차원에서 시행 중인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인해 여아 선별 낙태가 판을 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당국의 추산으로도 2020년에는 4000만명의 남성이 짝을 구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 미국의 인구학자 더들리 포스턴은 이런 상황을 ‘총각 폭탄’이라고 꼬집었다.

인도에선 결혼지참금 등 악습의 영향으로 여아 낙태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낙태 수술 1000건당 여아 낙태 수술 건수는 995건으로 거의 전부가 여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의 출생 성비는 108(2002년)을 보이고 있고, 일부 북부와 서부 지역에서는 120명에 이른다.

베트남과 필리핀도 각각 110(2006년), 108.3(2005년)으로 높은 성비를 나타내고 있다. UNFPA(국제연합인구기금) 연구팀은 베트남의 경우 최근 초음파를 이용한 태아 성감별이 늘고 있어 남녀간 성비 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이들 국가에서 신붓감을 들여오기가 어려워지게 된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많은 수의 남성들이 배우자를 구하지 못해 성범죄와 여성에 대한 밀매 등의 범죄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성비 불균형은 다른 대륙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아프리카권인 리비아가 108.2(2002년), 남미권인 엘살바도르가 109.9(2007년)로 정상 수준을 벗어난 상태다.

이들 국가와는 달리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들은 균형적인 성비를 유지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101.1로 세계에서 가장 낮았고 프랑스와 캐나다도 각각 104.9(2007년), 105.1(2005년)로 안정 수준을 나타냈다.

배연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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