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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농촌, 가장 위험한 작업장] 축산·화훼농가 유기분진 많아 호흡기 질환 실태 조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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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9-28 20:08:24 수정 : 2009-09-28 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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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화훼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은 천식·만성 기관지염·비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제대로 된 유병률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 박사는 “농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건강에 대한 안전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특히 호흡기질환은 보험이나 보장을 위한 기초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산업안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돼지 축산농가의 70∼90%가 급성 기관지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식이나 유기분진독성증후군의 발생률도 20∼30%에 달했다. 양계 농가의 경우에는 천식 유병률이 최고 15%로 조사됐다. 미국은 이 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호흡기 질환 예방과 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호흡기 질환 실태조사를 한 경우가 없다. 2004년 농가 20여곳을 상대로 미생물·유기분진 정도를 파악한 것이 고작이다.

농진청이 2004년부터 2005년까지 고양·김해지역 국화 재배 농가를 조사한 결과 장기간에 걸친 분진·꽃가루 노출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대부분 유기분진으로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축산, 버섯, 화훼 농가 등이 유기분진 노출이 많은 대표적인 작업장이다.

특히 축사에는 분뇨, 털, 사료, 미생물, 진드기 등이 함유된 유기분진뿐 아니라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황화수소, 기타 살충제 성분과 같은 화학적 유해인자가 넘친다. 축사 내 유기분진은 작업자들의 폐 기능 약화를 동반한 천식·만성 기관지염 등 호흡기계 과민반응, 일명 ‘농부폐증(farmer’s lung)’을 초래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축산농가가 밀집 사육을 하므로 가스 및 유기분진 노출에 의한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다.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농가에서 발생하는 유기분진에 대한 허용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생활분진과 달리 유기분진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한 작업환경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농업인 스스로 건강 관리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물의 분비물에 직접 접촉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장갑·방제복 등을 반드시 착용하고 분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에서는 분진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또 미생물이 번식할 수 없도록 환기량과 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특별기획취재팀=염호상(팀장)·박성준·안용성·엄형준·조민중 기자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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