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정책공약·전략·공천·자금 등 선거전반 총괄
오자와 그룹’ 120명 최대계파… 간사장 거론
민주당 압승으로 끝난 일본의 8·30총선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 정치인이 있다.

일본의 ‘정치9단’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대행이 그 주인공이다. 오자와는 지난 5월 중견 건설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낙마했지만 이번 총선의 기획을 맡아 대승을 이끌어내면서 단숨에 정계 최고실세로 떠올랐다.

오자와는 이번 총선에서 정책공약부터 선거전략, 후보공천, 자금지원까지 선거 전반을 총괄했다. 그는 1993년 자민당을 탈당한 뒤 지금까지 자신이 몸 담은 정당의 의석수를 매번 선거 때마다 늘려온 ‘선거의 귀재’로 통한다.

그의 선거지략은 이번 총선에서도 돋보였다. 민주당은 그간 주요 선거 때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야당바람을 일으키는 일명 ‘공중전’에 치중해 왔다. 

하지만 오자와는 2006년 대표로 취임하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집권당이 될 수 없다면서 후보들이 지역 유권자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알리는 ‘지상전’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이번 총선에서도 적용됐다. 민주당 지도부와 후보들은 자민당이 아소 다로 총리의 진퇴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동안 일찌감치 지역구로 내려가 바닥부터 표심을 훑었고, 이는 선거 압승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됐다.

오자와는 또 이번 총선의 공천작업을 주도했다. 오자와가 직접 공천해 배지를 달아준 ‘오자와 칠드런’이 중의원과 참의원을 합해 120명에 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집권당이 된 민주당에서 최대 계파를 갖게 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31일 오자와를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차기 총리후보의 각료 및 주요 당직 인선과정의 최대 초점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31일 오자와 대표대행의 중용 가능성에 대해 “선거에 공적이 있는 만큼 내년 참의원 선거를 포함해 오자와씨에게 어떤 일을 맡길 것인지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당 요직에 중용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내에선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과 관련, 오자와의 비서가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입각이 어려운 만큼 당 간사장을 맡아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 대비토록 한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자와를 핵심요직인 간사장에 앉힐 경우 내각(하토야마)과 민주당(오자와)의 이중권력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자와를 대표대행에 유임시키고 간사장에는 오카다(岡田) 현 간사장을 유임시키거나 다른 실력자를 기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노련한 오자와는 선거 이후 자신에게 쏟아지는 거취 질문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