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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600만弗 어디에 쓰였든 뇌물”… 입증 주력

입력 : 2009-04-15 09:39:25 수정 : 2009-04-15 09: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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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연결고리’ 규명 등 수사 박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14일 오후 직접 승용차를 몰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들어서려다 취재진이 몰려들자 길을 비켜 달라고 손짓하고 있다.

전신 인턴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돈 600만달러의 최종 수혜자가 장남 노건호(36)씨로 판명돼 가면서 검찰은 이 돈이 결국 노 전 대통령의 ‘뇌물’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돈 사용처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의지를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나 모르게 이뤄지거나 나와 무관한 돈거래”라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여 치열한 ‘진실게임’이 예상된다.

◆600만달러 어디로 갔나=2007년 6월29일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청와대에서 받은 100만달러가 당시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유학 중이던 건호씨 학비나 생활비, 주택 구입자금 등에 쓰였으리란 추정은 제법 설득력이 있다. 검찰이 14일 모 은행 간부인 권 여사의 동생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권 여사와 건호씨 간 돈거래에 대해 알고 있는지 등을 캐물었으나, 권씨도 100만달러의 용처에 대해선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22일 태광실업 홍콩 현지법인 APC 계좌에서 인출돼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건너간 500만달러 행방은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박씨한테 순수한 투자금 명목으로 받았다”고 연씨는 주장했으나 건호씨와 관련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500만달러는 연씨가 지난해 1월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타나도인베스트먼트’에 1차로 투자됐다. 현재 투자금의 40% 정도만 이 회사 계좌에 남아 있고 60%는 다른 투자회사 ‘엘리쉬&파트너스’에 유입됐다. 건호씨는 엘리쉬&파트너스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500만달러가 조카사위, 아들을 거치긴 했으나 결국 박씨가 노 전 대통령을 보고 준 돈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사용처는 안 중요해”=돈 흐름이 비교적 명확히 드러난 500만달러와 달리 100만달러의 행방은 주장과 추측만 나돌고 있다. 지난 11일 검찰 조사를 받은 권 여사는 “빚을 갚는 데 썼다”고만 했을 뿐 어떤 채무인지, 채권자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선 함구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부부의 금융계좌를 추적하진 않는다”고 밝혀 이 돈 행방에 별 관심이 없음을 내비쳤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00만달러 사용처를 밝힐 책임은 노 전 대통령 측에 있지, 검찰이 아니다”며 “그쪽에서 굳이 공개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뇌물수수죄의 경우 공직자가 돈을 받은 순간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도중 박씨 돈을 받았다면 사용처와 상관없이 뇌물수수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결백하다면 100만달러의 사용처를 한번 밝혀 보라”는 검찰의 묵시적인 요구에 대꾸하지 않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모르게 이뤄지거나 그와 무관한 돈거래”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 직전 홈페이지에 사용처를 전격 공개함으로써 검찰의 ‘허’를 찌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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