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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장례미사 강론·교황 고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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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2-21 02:21:44 수정 : 2009-02-21 02: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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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추기경과 한 시대 함께 살았다는 것에 감사”
◇ 교황 베네딕토 16세      ◇ 정진석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은 20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에서 김 추기경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담아 강론을 진행했다. 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17일 전해온 고별사를 대신 전했다.

▲‘정진석 추기경 장례미사 강론’ 요지=김 추기경께서는 항상 우리 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빛과 희망이 되어 주셨습니다.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모든 한국인의 ‘사랑과 평화의 사도’였습니다. 우리나라가 힘들고 어려웠던 때마다 김 추기경님의 존재는 우리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노환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미소와 인간미를 잃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안구를 기증하고 떠남으로써 착한 목자의 삶을 다하셨습니다.

사제이기 전에 따뜻하고 상냥한 마음을 지닌 분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겼습니다. 이 말씀은 이제 다시 만나 뵐 수 없는 김 추기경님의 유언이 되었습니다. 김 추기경님의 뜻을 마음에 새기고 본받아 감사하고 사랑하고 용서해야 할 것입니다.

김 추기경님의 말씀은 누가 들어도 쉽고 감동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간과 하느님에 대한 자신의 진솔한 사랑과 체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말씀은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존엄’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모아집니다. 그래서 김 추기경님은 늘 “적어도 인간으로서 정직하고 솔직하며 남을 존중하고 위할 줄 아는, 참으로 인간다운 인간이 먼저 돼야 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김 추기경님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김 추기경님은 도시빈민들의 허름한 막사나 노동자들의 시위현장을 가리지 않고 찾았습니다.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의 편에 선 것은 그분이 가진 가치관과 믿음의 실천에서 우러나온 것이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의 버팀목이 됐습니다. 그러나 격동의 세월을 보내느라 사제로서, 인간으로서 겪은 심적 고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것입니다.

김 추기경님은 성자처럼 살았던 촛불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한평생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봉사한 사제였습니다. 자신보다는 교회와 신자들을 돌보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하며 사셨습니다. 사랑과 나눔을 우리들에게 중요한 유산으로 남겨줬습니다.

이 슬픈 상황 속에서도 한 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신앙인에게 죽음은 곧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이 됩니다. 그래서 믿는 이에게 죽음이란 희망의 문턱이요 시작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랑하는 김 추기경님을 하느님의 손에 맡겨드려야 하겠습니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았다는 것에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고별사’ 전문=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끼며 추기경님과 모든 한국인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랫동안 서울의 가톨릭 공동체를 위하여 헌신하시고 추기경단의 일원으로서 여러 해 동안 교황에게 충심으로 협력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억하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그분의 노고에 보답해 주시고 그분의 고귀한 영혼을 하늘나라의 기쁨과 평화로 맞아들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장례 미사에 모인 김수환 추기경님의 친족과 모든 분에게 주님의 힘과 위로에 대한 보증으로서 진심으로 사도의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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