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5시25쯤 전화금융사기단속 전담인 광역수사대 범죄정보분석팀 양영진(36·경감) 팀장 앞 일반전화로 조선족 여성이 “우체국 택배가 반송됐다”며 설명을 한 뒤 우체국과 경찰서를 사칭하며 예금통장 계좌번호 등을 불러줬다.
양 팀장은 전화사기임을 직감하고 이에 응하는 척하면서 바로 경찰 전산망과 개설 은행에 부정계좌로 등록조치를 했다.
이어 양 팀장은 인근 현금지급기로 가 이 여성이 불러주는 대로 번호를 눌러 598만1941원이 든 통장 금액을 입금시키는 척 가장을 했다. 다음날 오전 8시36분쯤 국내 인출책인 중국 국적 이모(31)씨 등 2명이 서울 모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출금테스트를 하면서 바로 부정계좌로 등록을 한 경찰 전산망이 작동해 관할 경찰지구대 경찰관이 출동해 이들을 검거했다.
경남경찰청은 이날 이들의 신병을 인계받아 현금카드 8매와 6개의 계좌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압수하고 추궁한 결과 최근 이 같은 방법으로 3명에게서 모두 4039만원을 받아 챙긴 것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와 공범관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양 팀장은 “보이스피싱단이 범행을 하기 위해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누른 것이 경찰에 연결돼 바로 검거됐다”며 “시민들도 우체국과 은행, 경찰서를 사칭하며 전화가 오면 아예 대화를 하지 말거나 해당기관에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창원=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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