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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지역 '물 부족사태' 왜?

입력 : 2009-02-09 01:16:19 수정 : 2009-02-09 01: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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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市 '안일한 물관리' 한몫
겨울가뭄에 "물절약" 공문만… 뒤늦게 제한급수
상수관 누수율 46%… 새 상수원 개발도 '팔짱'

강원 태백지역의 극심한 물부족 사태는 장기간의 가뭄이 주요 원인지만 한국수자원 공사와 태백시의 안일한 물관리도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 태백권관리단은 지난해 12월 10일 태백시에 달랑 공문 한 장을 보내 물절약 협조를 요청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달 7일부터 갑자기 제한급수를 실시했다.

제한급수 초기 5일 동안은 공급량을 5%만 줄였다. 그러나 이후 3일 동안 30%까지 줄인 데 이어 15일부터는 50% 정도로 대폭 줄여 태백시내 곳곳에서 물부족 현상으로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게 했다.

주민들은 “댐을 지척에 두고서 물 부족 때문에 난리를 칠 줄은 몰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태백시 상장동 김춘란(71)씨는 “댐의 물이 떨어질 정도면 미리 파악을 해서 사전에 공급량을 줄였으면 미리 대비해 심한 불편을 겪지 않았을 텐데, 그동안 수자원공사는 뭘했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도 지난달 태백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 물에 대한 책임을 맡은 기관이 가뭄 초기에 공급량을 절반으로 줄인 데 이어 오는 3월 말 이후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고 하는 데 대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며 수자원공사를 비판했다

태백시의 노후 상수관으로 인한 수돗물 낭비도 허술한 물관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태백시의 상수관 누수율은 46.7%로 2007년 말 전국 평균인 12.8%의 4배 정도에 이르고 있다. 땅속으로 새는 물만 줄였어도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O2리조트와 하이원리조트 등 관광레저시설 건설로 물 수요는 증가했지만, 이 지역에 광동댐 이외에 이렇다 할 상수원을 개발하지 못한 것도 물부족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주민들이 사용해야 할 물이 리조트로 가면서 주민들이 물 부족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가뭄 이외에 태백지역의 상수관 누수율과 사북 고한 등지에서 물 수요가 증가했는데도 충분하지 못한 광동댐의 저수용량 때문에 물부족 현상이 빚어졌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춘천=박연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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