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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녹는 대게살…힘이 쑥쑥 전복탕…울진∼감포 '맛기행'

입력 : 2009-02-05 18:54:52 수정 : 2009-02-05 18: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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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은 전통의 고장이다. 삼국시대 이후 과거의 모습이 이곳처럼 잘 남아있는 곳도 드물다. 혹자는 ‘고집’의 땅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곳을 문화의 땅이라고 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예향’이나 ‘양반의 고장’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맛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그런 경북이 최근 ‘맛’을 알리는 느낌이다. 자치단체와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부쩍 ‘경북의 맛’이 언급되고 있다. 이들이 추천하는 경북의 겨울 맛은 동해안 4개 시·군의 맛이다. 맛 기행은 남쪽에서 출발해도 좋고, 북쪽에서 시작해도 좋다. 경주에서 시작하는 북향 기행은 덕구온천 등 울진의 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마무리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자로서는 이왕 맛을 알릴 바에야 덜 알려진 울진에서 시작하는 남향 기행을 소개하는 게 나을 성싶다. 처음 언급하는 지역의 음식이 아무래도 눈에 더 띌 것 같으니까 말이다. 

#울진의 해천탕

영덕보다 많은 대게를 생산하지만 울진군은 ‘영덕대게’라는 말만 들어도 상대방이 야속해진다.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최근 적극 밀고 있는 게 ‘해천탕’이다. 근남면에 자리한 해오름(054-783-0300) 식당의 김정애 사장이 개발해 세상에 알린 지 5년이 채 안 됐다. 지난해 울진요리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타면서 더 알려졌다.

자연산 전복과 송이, 토종닭에 황기 등 한약재 8가지가 주요 재료다. 여기에 은행과 대추, 밤, 가리비 등을 넣어 요리한다. ‘육·해·공’의 보양식 재료를 모아 만든 해천탕은 국물이 진하다. 처음 찾았을 때보다 보름 뒤, 다시 찾으니 맛이 더 담백해진 느낌이다. 기자의 혀가 진한 국물 맛을 내는 음식에 적응한 것이리라. 해천탕 국물에 채소와 찹쌀을 넣어 끓인 죽을 더 주문하는 목소리도 식당 안에 가득하다. 4인분 기준 5만5000원.

#영덕의 대게


대게는 영덕을 드러내는 고유명사다. 대게 최대 집산지인 영덕 강구항은 대게 전문점들이 거대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멋진 대게 조각상을 자랑하는 대게종가(054-733-3838)는 강구항을 대표하는 대게식당이다. 강구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한다. 식당에서 대게를 고르면 즉석에서 쪄주며, 주인이 하나하나 참견하며 먹는 순서를 알려준다. 대게를 먹고 배가 불러도 대게 등딱지에 참기름에 비벼주는 밥에 숟가락을 가져가게 된다.

#포항의 과메기

포항은 과메기의 고장이다. 포항 호미곶의 호미곶회타운(054-284-2855)은 과메기 전문 음식점이다. 마른 김, 미역, 상추와 함께 과메기를 싸먹다 보면 고소한 맛에 취한다. 과메기와 더불어 동해안에서 마주할 법한 다양한 생선회와 물회도 손님을 맞이한다. 올해 제법 인기를 끌고 있는 청어 과메기에 비해 꽁치 과메기는 값이 저렴하다. 4명이 먹을 수 있는 한 상에 2만원.

#경주 감포의 전복탕


경주 감포의 해송정 횟집(054-771-8058)은 참전복 전문점이다. 김임순 식당 안주인은 해녀로 대본리 앞바다에서 직접 따올린 싱싱한 전복을 매일 선보인다. 물질만 40년째다. 안주인이 추천하는 전복탕은 전복죽, 전복찜, 전복회, 전복구이 등 전복을 재료로 하는 요리 중 제일로 여긴다. 전복 3마리를 넣고 여기에 마늘과 대추 등을 추가해 1시간 이상 푹 고아 씹히는 맛이 부드럽다. 1인분에 4만원.

울진·영덕·포항·경주=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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