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녹는 대게살…힘이 쑥쑥 전복탕…울진∼감포 '맛기행'

경북은 전통의 고장이다. 삼국시대 이후 과거의 모습이 이곳처럼 잘 남아있는 곳도 드물다. 혹자는 ‘고집’의 땅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곳을 문화의 땅이라고 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예향’이나 ‘양반의 고장’이라고 하지도 않는다. 맛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그런 경북이 최근 ‘맛’을 알리는 느낌이다. 자치단체와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부쩍 ‘경북의 맛’이 언급되고 있다. 이들이 추천하는 경북의 겨울 맛은 동해안 4개 시·군의 맛이다. 맛 기행은 남쪽에서 출발해도 좋고, 북쪽에서 시작해도 좋다. 경주에서 시작하는 북향 기행은 덕구온천 등 울진의 온천에서 피로를 풀며 마무리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자로서는 이왕 맛을 알릴 바에야 덜 알려진 울진에서 시작하는 남향 기행을 소개하는 게 나을 성싶다. 처음 언급하는 지역의 음식이 아무래도 눈에 더 띌 것 같으니까 말이다. 

#울진의 해천탕

영덕보다 많은 대게를 생산하지만 울진군은 ‘영덕대게’라는 말만 들어도 상대방이 야속해진다.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최근 적극 밀고 있는 게 ‘해천탕’이다. 근남면에 자리한 해오름(054-783-0300) 식당의 김정애 사장이 개발해 세상에 알린 지 5년이 채 안 됐다. 지난해 울진요리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타면서 더 알려졌다.

자연산 전복과 송이, 토종닭에 황기 등 한약재 8가지가 주요 재료다. 여기에 은행과 대추, 밤, 가리비 등을 넣어 요리한다. ‘육·해·공’의 보양식 재료를 모아 만든 해천탕은 국물이 진하다. 처음 찾았을 때보다 보름 뒤, 다시 찾으니 맛이 더 담백해진 느낌이다. 기자의 혀가 진한 국물 맛을 내는 음식에 적응한 것이리라. 해천탕 국물에 채소와 찹쌀을 넣어 끓인 죽을 더 주문하는 목소리도 식당 안에 가득하다. 4인분 기준 5만5000원.

#영덕의 대게


대게는 영덕을 드러내는 고유명사다. 대게 최대 집산지인 영덕 강구항은 대게 전문점들이 거대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멋진 대게 조각상을 자랑하는 대게종가(054-733-3838)는 강구항을 대표하는 대게식당이다. 강구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한다. 식당에서 대게를 고르면 즉석에서 쪄주며, 주인이 하나하나 참견하며 먹는 순서를 알려준다. 대게를 먹고 배가 불러도 대게 등딱지에 참기름에 비벼주는 밥에 숟가락을 가져가게 된다.

#포항의 과메기

포항은 과메기의 고장이다. 포항 호미곶의 호미곶회타운(054-284-2855)은 과메기 전문 음식점이다. 마른 김, 미역, 상추와 함께 과메기를 싸먹다 보면 고소한 맛에 취한다. 과메기와 더불어 동해안에서 마주할 법한 다양한 생선회와 물회도 손님을 맞이한다. 올해 제법 인기를 끌고 있는 청어 과메기에 비해 꽁치 과메기는 값이 저렴하다. 4명이 먹을 수 있는 한 상에 2만원.

#경주 감포의 전복탕


경주 감포의 해송정 횟집(054-771-8058)은 참전복 전문점이다. 김임순 식당 안주인은 해녀로 대본리 앞바다에서 직접 따올린 싱싱한 전복을 매일 선보인다. 물질만 40년째다. 안주인이 추천하는 전복탕은 전복죽, 전복찜, 전복회, 전복구이 등 전복을 재료로 하는 요리 중 제일로 여긴다. 전복 3마리를 넣고 여기에 마늘과 대추 등을 추가해 1시간 이상 푹 고아 씹히는 맛이 부드럽다. 1인분에 4만원.

울진·영덕·포항·경주=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 관련기사 ]

15년째 대게잡는 권태훈 “그래도 바다로 나설때 흥분되지예”

눈 속에서 더 빛나는 푸르름, 이 땅의 기개는 살아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악의 가정폭력 살인사건에 경악
  • .내가 가족과 키키를 힘들게 하고 있어. 버릇없는 아이를 좋아하는 어른은 없으니까. 다른 사람의 기분을 다치게 해서는 안되는데.여덟 살 아이가 쓴 일기가 영국 사회를 울리고 있다. 2013년 8월 영국 런던 근교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예사 알..
  • 전효성, 이효리로 빙의 '넘치는 볼륨감'
  • 전효성전효성, 이효리로 완벽 빙의...넘치는 볼륨감 레전드급 섹시+상큼씨크릿 전효성이 이효리의 텐미닛과 유고걸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5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은 음악 채널 Mnet의 개국 2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하는 스무살 엠..
  • 장도연, 이용진 "순댓국 또 먹자"는 말에···
  • 라디오스타 개그우먼 장도연이 이용진을 짝사랑했다고 밝혔다. 4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배우 손종학, 김민수, 개그우먼 장도연, 에프엑스 엠버가 출연해 듣.보.실-듣도 보도 못했는데 실시간 검색어 1위 특집을 꾸몄다.이날 방송에서 M..
  • 윤석민, KIA 복귀···FA 최고액 4년 90억원
  •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결별한 오른손 투수 윤석민(29)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대 규모인 4년 90억원의 조건에 친청 KIA 타이거즈로 복귀한다. KIA는 6일 이날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윤석민과 만나 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5천만원 등 4..
  • 강정호, 양키스 상대 '첫 2루타'
  •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 진출 두 번째 실전 경기에서도 거침없는 장타력을 뽐냈다.강정호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드턴의 매케크니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2루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