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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 대학생 인종편견 외국 학생보다 심하다

입력 : 2009-01-07 10:25:09 수정 : 2009-01-07 10: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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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외국인 대학생과 비교해 외국인에게 더욱 심한 편견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인에 비해 흑인과 동남아인에 대한 편견이 훨씬 심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100만명 시대에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의 인종 편견은 다문화 사회로 나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발간된 한국심리학회 연차학술발표대회 논문집에 실린 이화여대 방희정(심리학) 교수의 ‘한국 대학생과 국내 체류 외국 대학생 간 인종에 대한 명시적·암묵적 태도 차이’라는 논문을 통해 드러났다. 방 교수는 이 논문을 위해 한국 대학생 121명과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인 대학생 53명을 대상으로 인종에 따른 선호도 등을 설문조사했다. 표본 숫자는 적지만 지적 수준이 높은 대학생 집단을 표본으로 해서 외국 학생과 비교·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6일 이 논문에 따르면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에게 각각 백인과 흑인, 동남아인에 대한 ‘암묵적 선호도’를 물은 결과 한국 학생들의 백인 선호도는 -0.25점이었으나 흑인과 동남아인 선호도는 각각 -0.51점, -0.55점에 그쳤다.

‘암묵적 선호도’는 특정 인종 사진을 보여주고 ‘행복’, ‘평화로움’, ‘짜증’, ‘미움’ 등의 단어를 제시해 고르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결과를 얻어 수치화한 것이다. 한국인과 비교해서 해당 인종에 아무런 편견을 갖지 않은 경우 수치는 0으로 나오는데 0보다 낮으면 한국인을, 높으면 해당 인종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외국 학생들의 인종에 따른 선호도는 백인 0.12점, 흑인 -0.07점, 동남아인 -0.15점이었다. 한국 학생의 다른 인종 선호도가 0보다 크게 낮지만, 외국 학생의 경우 인종별 선호도가 0점에서 가깝게 분포돼 있다. 외국 학생들의 인종 편견이 한국 학생들보다 덜하다는 걸 보여준다.

방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일민족 집착과 순혈주의가 강하다 보니 인종에 배타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백인에게 열등의식을 가지면서도 흑인과 동남아인에게는 우월의식을 갖는 한국인의 이중적인 태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학생과 외국 학생에게 호감도와 신뢰도, 친구로 삼고 싶은 정도를 5점 척도(5점=매우 그렇다)로 물은 결과도 비슷하게 나왔다.

한국 학생은 한국인에게 3.96점, 백인에게 3.31점, 흑인에게 2.89점, 동남아인에게 2.84점을 줬다. 외국 학생 중 백인 학생(22명)은 한국인을 4.34점, 백인을 3.48점, 흑인을 3.43점, 동남아인을 3.70점으로 평가했다. 흑인 학생(11명)은 흑인에 5점 만점을 주고 한국인에 4.38점, 백인과 동남아인에게 똑같이 3.88점을 줬다.

방 교수는 “외국 학생들에 비해 한국 학생은 생각이나 태도에서 모두 편견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다문화·세계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빈번한 접촉 등을 통해 태도와 생각을 바꿔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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