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탱크·장갑차 접경지 집결… 중동 '포연' 휩싸이나

입력 : 2008-12-30 09:27:21 수정 : 2008-12-30 09:27:2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지상군 투입→하마스 주요시설 장악→ 휴전체결 현실화 될 듯
헤즈볼라, 비상 경계태세… 시리아 간접평화회담 중단 선언
아랍권 이해 다르고 국제여론 안좋아 '중동전 비화' 가능성 적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그 대리인’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고, 하마스도 ‘결사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레바논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비상 경계태세를 지시하고 시리아가 이스라엘과의 간접 평화회담 중단을 선언하면서 불똥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아랍국가 내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희생자 속출에 따른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 이스라엘과 아랍진영 간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스라엘, 하마스에 전면전 선포=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 사흘째인 29일 이스라엘군은 전면전 선포로 하마스를 압박했다. 예비군 6500명과 탱크, 병력수송용 장갑차를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집결시킨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지난 27일 개전 이후 240여개 목표물을 폭격했고, 29일에는 군함까지 동원했다. 이날 정부 건물로는 처음으로 하마스 내무부 건물과 하마스정부 총리인 이스마이 하니야의 집무실 인근 대피소를 폭격했다. 하니야 총리는 그곳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에 대한 맹폭에 나선 것은 이스라엘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하마스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헤즈볼라와 34일간 전쟁을 치르면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은 ‘아픈 기억’이 있다.

이스라엘의 한 군사전문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력을 높이고 (새로운) 휴전을 맺는 제한된 목표를 고수할 때만 이번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군을 투입, 주요 시설물을 장악해 하마스의 전력을 최대한 약화시킨 뒤 유리한 조건에서 휴전조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체제의 붕괴를 목표로 삼고 있는지는 명확치 않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게임의 법칙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말해 작전이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내 딸이 잠든 내 집에 누군가 로켓탄을 쏘아댄다면 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을 것”이라고 했던 말을 상기하면서 “오바마 당선자가 했던 말을 지금 이스라엘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랍 진영으로 확전될까=28일 AFP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대원들에게 비상 경계태세를 지시했다. 그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종교집회에 참석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2006년 헤즈볼라·이스라엘 전쟁과 판박이”라며 “레바논에 있는 내 형제들에게 범죄자(이스라엘)의 음모를 알기 힘든 만큼 특별한 경계태세를 갖추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5000여명 안팎의 대원을 거느린 중동 최대 교전단체다.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간접 평화회담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의 지배권을 놓고 싸우다 지난 5월 이후 터키에서 4차례 간접 평화회담을 진행해 왔다. 아랍국가모임인 걸프협력회의회(GCC)는 29, 30일 오만에서 열리는 연례 정상회담에서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국가와의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많다. 같은 아랍권이라고는 해도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가자지구와 맞닿은 이집트는 중동전쟁 기간 내내 이스라엘과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벌였다. 하지만 12년 뒤 ‘배신자’라는 비난을 들어가며 아랍국으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었다. 2007년 6월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온건파인 파타당을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독차지하자 이스라엘과 함께 가자지구를 봉쇄하기도 했다.

헤즈볼라의 비상 경계령도 철저히 ‘방어용’에 그칠 공산이 커 보인다. 하마스가 골수 수니파인 데 반해 헤즈볼라는 시아파를 신봉하는 만큼 양측의 인식 차는 상당하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28일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을 하마스에 수차례 경고했으나 하마스가 끝내 무시했다”고 강조한 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새 휴전협정을 체결하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이 하마스의 휴전협정 거부에서 비롯된 점을 들어 ‘하마스 책임론’을 언급한 것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뽀블리의 미소'
  • 박보영 '뽀블리의 미소'
  • [포토] 고윤정 '반가운 손인사'
  • 임지연 '매력적인 미소'
  • 손예진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