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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 범행동기는 핍박·돈·영화

입력 : 2008-10-21 17:14:51 수정 : 2008-10-21 17: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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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 살인사건의 범행 동기는 핍박, 돈, 영화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1일 정씨에 대해 살인 및 현주건물 방화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살인을 저지른 정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에게서 상시적으로 핍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성장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서 무시를 당해 심적 고통을 많이 겪었다고 진술했다”며 “이에 대합 응징으로 다른 사람을 살해하고자 몇년 전부터 범행도구 등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정씨가 밀린 고시원 숙식비 17만원과 누적된 휴대전화 요금 60만원, 향군법 등 위반 벌금 150만원, 개인 질병인 하지정맥류 수술비 3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올해 8월부터 직업이 없었던 정씨는 돈을 마련할 길이 없자 절망, 세상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씨의 범행에는 영화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평소 영화 장르 중 공포물과 액션물을 좋아한 정씨는 2005년 액션 영화 ‘달콤한 인생’을 보고 자신에게 피해를 끼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반했다. 이 때부터 정씨는 회칼과 과도칼 등을 모으기 시작했다. 범행 당시 가지고 있던 소형 플래시는 근처 가게에 있는 ‘인형 뽑기’기계에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범행 전날까지도 어떤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던 정씨는 범행 당일 오전 벌금 등 필요한 돈을 마련할 길이 없고 몸도 안좋아 ‘이렇게 살면 뭐하냐’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씨의 범행과 관련된 사상자는 사상자 13명 중 사망자 5명과 부상자 4명 등 모두 9명이며 나머지 4명은 연기 질식과 추락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마약 등 향정신성 관련 의약품을 사용했는지 혈액 감정을 의뢰하기로 하고 정확한 살인 상황과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조만간 현장검증도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사람들과 정씨는 같은 고시원에 살 뿐 특별한 관계에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화재 등과 관련해서는 비상벨과 스프링클러 작동, 비상통로 설치, 건물 불법 구조 변경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민중 기자 inthepeo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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