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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단 큰 일"… 정부 적극방어 '초읽기'

관련이슈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

입력 : 2008-10-07 10:32:09 수정 : 2008-10-07 10: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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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재정 "외환시장 기능 최저수준" 발언 왜
답변 어떻게… 6일 과천 정부청사에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강만수 장관이 실무자와 답변 내용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남제현기자
외환·금융당국 비상체제(컨틴전시 플랜)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6일 발언은 ‘관(官)의 시장 주도’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강 장관은 이날 “지금 상황은 시장기능이 최저 수준”이라며 “2단계는 시장기능을 상당히 상실했을 때 정부가 시장에 상당 부분 개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외환·주식시장의 경색이 심각해져 가격기능이 작동하지 못하는 사태로 치닫고 있음을 뜻하는 말이다. 그만큼 꼬여 가는 달러가뭄 사태와 원화자금경색 현상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부가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며 달러부족 해소를 위한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의 ‘달러 퍼주기’가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진행될 경우 큰 화근을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는 듯하다.

◆정부 개입 초읽기=정부의 시장 개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강 장관이 “시장기능이 최저 수준”이라고 밝혀 사실상 시장가격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췄다. 이는 환율 폭등세가 이어지면 외환보유액을 풀어 대대적인 환율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강 장관은 “지금은 초기단계로, 1단계는 시장기능이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컨틴전시 플랜에서 1∼2단계까지는 최대한 시장을 제대로 작동하게 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는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푸는 동시에 한은의 발권력도 동원, 꽉 막힌 원화자금시장 흐름도 뚫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달러 수급 문제가 좀처럼 풀기 힘들다는 점이다. 금융계의 한 인사는 “은행권이 단기자금을 빌려 장기자금으로 운영, 미스매칭(만기 불일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여기에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어서 달러부족 사태가 고질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시장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은 이를 배경으로 한다.

최후의 단계에 이르면 사정이 전혀 달라진다. 정부는 시장의 가격기능이 완전히 상실됐다고 판단될 경우 환율의 경우 변동폭을 제한하는 가격제한 조치에 들어가게 된다. 이런 상황은 강 장관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시장기능이 마비된 상황을 말한다.

◆“도덕적 해이 질타”에 놀란 은행들=은행권은 달러가뭄에 좌불안석이다. 강만수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별다른 대책 없이 정부만 쳐다보고 있다”며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은행들은 화들짝 놀랐다. 정부가 특혜 시비에도 불구, 외환보유고를 헐어 시장에 달러를 풀었는데 은행이 이를 사정이 다급한 기업에 공급하지 않고 금고에 쌓아두는 ‘달러 사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외화자산을 조기 매각하고 기업들이 외국은행에 맡겨둔 외화예금을 국내로 들여오도록 하라”는 정부 주문에 다시 놀랐다.

시중은행이 보유한 외화표시자산은 크게 외국통화, 외화예치금, 유가증권, 외환대출로 나뉜다. 이 가운데 즉시 처분이 가능한 것은 외화 유가증권이다.

6월 말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자산은 우리은행이 310억9600만달러로 가장 많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은 17억1000만달러. 신한은행은 222억달러의 외화자산을 갖고 있으며 유가증권은 21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13억달러 규모의 외화증권 등 총 165억달러의 외화자산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외화자산 156억5000만달러 중 14억6000만달러가 유가증권이다.

은행별로 10억∼20억달러 규모의 외화 유가증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를 처분하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A은행 관계자는 “현재 사려는 사람이 없으며, 그렇다고 너무 싼 가격에 내놓으면 국내 은행의 신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춘렬·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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