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안재환 주택가 차안서 숨진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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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동 주택가 골목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탤런트 안재환(36)이 타고 있던 차량 주변에 경찰의 통제선이 쳐져 있다. /연합뉴스 |

차 안에서는 연탄 2장과 빈 소주병 2개와 함께 안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2장이 발견됐다. 연탄 2장 중 1장은 완전히 연소된 상태여서 경찰은 안씨가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시신의 부패 상태에 따라 사망한 지 5∼10일 정도가 경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최근 거액의 사채 빚에 시달렸다는 주변 인물들의 진술과 차 안에서 안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유서를 남겼고 발견 당시 차 문이 모두 잠겨 있었기 때문에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며, 현재까지 타살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씨는 부인에게 남긴 2장짜리 유서에서 “선희야 사랑해. 빨리 발견되면 장기는 기증할 거야. 부모님께는 빨리 가서 죄송하다”는 내용 등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씨의 사망 원인은 부부관계 등의 문제보다는 사업 실패로 인한 비관 자살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씨는 40억원 규모의 사채 빚을 진 상태였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자 이들 부부는 그동안 사채업자들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안씨의 차량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의 통화 기록을 조사한 결과 안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10시10분쯤 부인 정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의 부모는 이날 오후 6시 40분쯤 시신이 안치된 서울 노원구 태릉마이크로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다 대성통곡했다. 안씨의 빈소는 이날 밤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나 시신은 운구되지 않았다.
서울대 미대에서 공예를 전공한 안씨는 1996년 MBC 공채 25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 ‘엄마야 누나야’, ‘비밀남녀’, ‘눈꽃’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2006년에는 삼성동에 대형 바를 오픈하고 신발 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가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주성대 방송연기영상과 겸임교수를 맡는 등 연기 외적인 활동에 주력하며 한동안 방송 활동이 뜸했다.
안씨는 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씨와 결혼하면서 동갑내기 연예인 커플로 화제를 모았고 결혼 직후 함께 색조화장품 브랜드를 홈쇼핑을 통해 출시하는 등 사업에서도 보조를 맞췄다. 각종 연예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하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던 안씨는 얼마 전에는 케이블채널 etn의 연예프로그램 ‘ENU’의 MC를 맡기도 했다. 부인 정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정씨는 남편의 시신을 확인한 뒤 정신을 잃어 오후 4시30분쯤 구급차에 실려 인근 을지병원에서 링거를 맞는 등 병상 신세를 졌다.
정씨가 맡은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은 동료 개그우먼 김효진씨가 대신 진행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진행될 예정이던 MBC TV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날’ 녹화에도 불참했다.
정씨 측은 “정씨가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고 넋이 나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정씨의 매니저 최광희씨는 “두 사람의 불화설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고 “부부가 상대방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귀가할 정도로 금실이 좋았다”고 말했다.
심재천·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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