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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도 ''신토불이''… 외래종 추방

입력 : 2007-02-12 16:48:00 수정 : 2007-02-12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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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병충해 약한 ''리기다松'' 퇴출작업 나서
2015년까지 690억 투입 국산 수종으로 교체
“사이비는 가라.”
국산 소나무를 밀어내고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 산림을 점령하고 있는 리기다 소나무 퇴출작업이 시작됐다. 충남도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690억원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리기다 소나무숲 2만3000ha를 제거하고 경제성과 자연경관 조성에 두루 적합한 국산 소나무와 활엽수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충남도가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산림자원에 대한 과거청산(?)에 나선 것은 리기다숲의 노쇠화와 함께 토양 등 산림환경의 변화에 맞추기 위해서다. 리기다숲은 땔나무용 무단 벌채와 6·25의 후유증으로 산지가 황폐화되자 1960∼70년대 이를 서둘러 복원하기 위해 정부주도로 산림녹화 사업을 추진한 결과물이다.
오리봉이나 가시나무와 함께 거칠고 산성화된 토양에서도 생존력이 강해 단기간에 산림녹화를 위한 대안으로 선택됐던 것이다. 뿌리에 서식하는 뿌리혹 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성분을 모아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생리적 특성으로 인해 리기다는 사방지 조림에 특히 인기가 높았다. 이 때문에 충남지역 전체 산림 44만1000ha 가운데 리기다가 차지하는 면적은 21%인 9만5000ha에 이르고 있다. 리기다만을 심은 단순조림지도 2만3000ha에 달한다.
하지만 조림 이후 30∼40년이 지난 요즘 대부분의 리기다숲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우리 소나무와 달리 급격한 노쇠화로 병충해에 약해져 고사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양이 지저분해 산림 경관을 해치는 원인으로 꼽히면서 국산 소나무에 향수를 느껴온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도 관계자는 “리기다가 산림환경을 풍요롭게 하고 땔감이나 농용자재, 펄프용 목재 등으로 다양한 기여를 해왔음에도 1993년 이후 조림이 중단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는 이에 따라 30년 이상의 노쇠기에 접어든 리기다 숲은 원칙적으로 모두 잘라내고 안면송·상수리·신갈·느릅·갈참 등 국산 수종으로 전면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교체에 필요한 수목만 무려 5750만 그루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시·군별로 갱신 대상 임지를 선정하고 땅 주인이 벌채를 신청한 곳에는 리기다 소나무림을 우선 허가할 계획이다. 또 시·군당 모델이 될 수 있는 시범 숲을 조성하는 한편 새로 심을 우량 묘목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국산 수종 채종림도 대폭 확대 조성키로 했다. 도는 또 대상지역의 리기다를 모두 베어낼 경우 최소 230만㎥의 임목이 사라지게 됨에 따라 대규모 벌채에 따른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대책도 서두르고 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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