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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빠꼼이''들의 동남아 여행 조언

입력 : 2005-07-15 09:36:00 수정 : 2015-10-29 13: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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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쇼핑유혹'' 중도를 지키세요" 해외여행은 즐겁다. 하지만 모르고 가면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대표적인 동남아시아 여행지인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문화와 관광지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빠꼼이’들에게 조언을 구해보자.



◆용감해지는 당신, 조금만 참아라=가장 먼저 ‘현지인을 무시하는 태도를 고치라’고 충고한다. 말이나 행동이 느린 동남아인들의 문화나 왜소하고 까무잡잡한 외모를 비웃는다면 100개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10개만 겨우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말레이시아 대사관에서 8년 동안 국내 기업의 구매사절단을 조직하고 현지 안내를 도맡아 온 차제경(여·44) 마케팅 담당관은 “무조건 얕잡아 보지 말고 영어가 짧더라도 끝에 ‘플리즈’를 붙이면 그나마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동남아 패키지 여행에서 터져나오는 가장 큰 불만은 ‘쇼핑 옵션’이라 불리는 쇼핑 강제에서 비롯된다. ‘옵션’의 천국이라는 태국만 해도 ‘라텍스’(고무로 만든 매트릭스 종류), 꿀, 한약재 등 다양한 쇼핑 옵션이 판친다.

태국에서 2년 동안 한국어 교사로 일했던 태국관광청 김진희(여·29) 비서관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가이드가 데리고 가는 곳은 물건 질을 보장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웃돈을 붙이더라도 물가 때문에 싸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ABC 등급이 있다면 C 등급을 A 등급으로 속아서 사오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쇼핑을 강제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에선 알뜰했던 사람이 다른 나라만 가면 용감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환불이나 교환을 할 수 없거나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구입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동남아 관광지에서 성행하는 쇼핑 강제는 현지 사정에서 비롯된다. 태국만 보더라도 현지인에게만 가이드 자격이 주어진다. 엄밀히 말해 태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가이드들은 태국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곳이라 한국어가 절실해 당국에서도 예외를 두고 지켜보는 입장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가이드들은 월급 없이 팁과 ‘옵션 커미션’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를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 



이런 현지 사정을 알고 알뜰했던 습관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쇼핑 강제 때문에 얼굴 붉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여행을 떠날 때 여행 계약서를 챙기고 이행이 안 될 경우 여러 명이 모여 명단과 경위 등을 적어 해당 관광청에 고발하는 것이 왜곡된 동남아 여행을 바로잡는 데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불만이 터져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가격 대비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경우에도 발생한다. 태국 푸껫 상품만 해도 수십만원대부터 수백만원대까지 가격이 다양하다. 50만원짜리 패키지 여행을 다녀와서 100만원짜리 여행을 다녀온 사람과 비교하면 문제라는 것. 이 밖에 8월 첫째, 둘째 주 성수기를 피하는 게 저렴한 여행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그럼 쇼핑은 어떻게 하지=쇼핑 강매가 싫다고 해외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인 쇼핑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노하우는 그 나라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가는 것이라고 ‘빠꼼이’들은 귀띔한다. 사실 여름 휴가지로서 동남아시아의 매력은 쪽빛 바다와 다양한 수상 스포츠 등 대개 거기서 거기다. ‘플러스 α’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쇼핑이기에 알뜰한 쇼핑은 여행객을 미소짓게 만든다.

올해 필리핀항공 영업부에서 10년째 근무해 필리핀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최소연(여·31) 대리는 “유럽인에 인기인 보라카이는 사회초년생들이 바에서 외국인들과 맥주를 나누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며,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라면 아이들을 맡아주는 곳이 있는 리조트 개념의 세부가 적당하다”며 “여성이라면 4시간 코스에 8만원 정도하는 ‘더 스파’의 풀 코스 마사지를 꼭 경험해 보라”고 말했다.

마닐라 근교의 팍상한폭포와 히든밸리 야외 온천, 마카티시 아얄라 지역의 쇼핑몰을 꼭 들러볼 곳으로 추천한 최 대리는 “‘진주의 메카’인 필리핀에서 진주를 구입했던 동료 대부분이 만족했다”고 흡족해했다. 물론 이때도 인증서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태국 관광청 김 비서관은 “태국은 인근 시장 등에서 구입하는 실크 제품이 정말 좋다”며 “압구정동에도 매장이 두 군데 정도 있는 ‘짐 톰슨’에서 넥타이, 의류, 스카프, 쿠션 커버 등을 구매하면 국내에서 10만원 넘는 게 거기서는 2만∼3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구매를 꺼려야 할 품목으로는 국내에서 다시 세팅해야 하는 보석류, 한국·중국산을 구별하기 힘들거나 전문적인 진맥을 하지 않고 파는 한약재 등을 꼽았다.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차 담당관은 “가족 여행지로는 코타키나발루가 괜찮고, 특히 탄중아루리조트는 신혼부부에게 적당하다”며 “특히 코타키나발루는 산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처럼 임금이 비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형편이라 수공예품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곳”이라며 “그나마 바틱(염색으로 무늬를 넣은 직물)의 질이 좋은데, 동남아에서 파는 바틱의 경우 공항이든 면세점이든 앞뒤 무늬가 다르면 백이면 백 수공예품이 아니다”며 구매할 때 꼼꼼히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이 밖에 우리나라 청담동격인 쿠알라룸푸르의 부킷빈탕(스타힐)과 페트로나스타워(쌍둥이 빌딩) 등을 들러볼 곳으로 꼽았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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