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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디스플레이…영화 속 상상 현실이 되다

입력 : 2015-05-14 19:11:32 수정 : 2015-05-14 21: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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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초고해상도 'OLED 소자' 세계최초 개발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이 개발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소자는 머리카락 대비 4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얇아 피부에 부착할 수 있고, 구겨진 상태에서도 전류가 끊이지 않아 선명한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사진에서도 한 연구원이 손목에 붙인 소자를 정상상태(1번)에서 심하게 구긴 뒤(2번)에도 전류가 흘러 QLED가 빛을 내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손목에 부착된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정보를 확인한 주인공이 처음 침투한 적군 기지에서도 손쉽게 길을 찾아 순식간에 상대방을 제압한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이런 장면이 머지않아 현실에서도 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연구진이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한 덕분이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의 현택환(사진) 단장과 김대형 연구위원팀은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양자점(Quantumdot)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초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과학잡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이날 게재했다. 이 소자는 두께가 머리카락 대비 40분의 1에 불과해 피부에 쉽게 달라붙는다. 마치 ‘전자문신’처럼 보일 정도이다. 변형이 자유로워 잡아 늘이거나 구겨도 작동하는 데 지장이 없어 디스플레이가 뚜렷하다. 

현택환 단장은 “지금까지 개발된 소자 중 가장 얇고 잘 휘어지며 해상도도 가장 높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소자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자의 해상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 2460ppi로 최신 스마트폰보다 4∼7배 선명하다. 삼성전자 ‘갤럭시S6’의 해상도는 577ppi이다. 상용화된 고화질(HD) 디스플레이보다는 42배나 높다. 현 단장은 “두께가 2.6㎛에 불과한 초박막 필름 소자인 만큼 마음대로 구부리고 늘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전압에서도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QLED는 유기물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비해 진화한 차세대 발광소자로 각광받고 있다. 나노 크기의 양자점이라는 물질을 발광소자로 사용한다. 전류를 흘려주면 양자점이 청색, 녹색, 적색 빛을 내는데 OLED보다 색 재현율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분과 산소 등 주변 환경의 변화에도 안정성이 높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나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로 올해 초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관련 생산공정 등을 개발하면 5년 내 실용화와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양자점 나노 입자를 기판에 고르게 잘 배열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미 대량생산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용화에 들어가면 기존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소자를 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소자를 활용하면 초고화질(UHD)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만큼 쓰임새도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은 “두껍고 휘어지기 어려운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단점을 완전히 해결하면서 초고해상도를 가진 QLED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나라가 LED 분야에서 선진국을 확실히 앞섰음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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