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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국내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태안 앞바다는 5년 만에 80% 이상 생명을 되찾았지만 곳곳에서 여전히 기름띠가 발견되고 있다. |
전복과 해삼, 볼락이 지천이었던 태안 앞바다는 사고 이후 죽음의 바다가 돼버렸다. 태안 주민의 든든한 생계수단이었던 굴 양식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연계해 꾸준히 잔존유류 제거 작업을 진행한 결과, 자취를 감췄던 엽낭게를 비롯한 쏙과 조개가 하나둘씩 갯벌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량했던 바다에 다시 생명의 숨결이 감돌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 당시 쏟아졌던 암울한 전망에도 태안 앞바다는 5년 만에 생태계의 80∼90%를 되찾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큰 태안 앞바다의 특성과 기름띠를 직접 제거한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다. 해양국립공원 오염연구소에서는 사고 직후 태안 바다의 생태 변화와 회복상태를 관찰·점검하기 위해 해양 수중조사팀을 꾸렸고, 처음으로 한 지역을 장기간 세밀하게 조사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연구원들의 조사과정에 동행해 갯벌 조간대에서 수중에 이르기까지 태안 앞바다의 겉과 속을 낱낱이 카메라에 담았다. 과거의 모습을 많이 회복했지만 조간대 상부에서 여전히 기름띠가 발견되는 등 5년 전에 입은 상처는 아직 남아 있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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