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어웨이 위고, 부모가 될 커플 통해 육아·삶 성찰

입력 : 2010-02-04 21:46:18 수정 : 2010-02-04 21:46: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4일 개봉한 ‘어웨이 위 고’(원제:Away We Go)는 곧 부모가 될 커플을 통해 30대 중반의 두려움과 막막함, 그리고 희망의 근거를 무겁지 않게 그려낸 영화다. 미국 콜로라도 가건물에 사는 버트(존 크라신스키)와 베로나(마야 루돌프) 커플에게 아기가 생긴다. 둘은 아기가 태어나면 인근에 살고 있는 버트 부모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2년간 외국에서 살기로 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는다. 둘은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맡아줄 완벽한 가정집을 찾아 북미 전역을 돌아다닌다.
영화는 ‘아메리칸 뷰티’, ‘레볼루셔너리 로드’ 등을 통해 미국 중산층 가정의 허위의식과 불안, 균열을 냉소적으로 그려낸 샘 멘디스 감독의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다. 어설픈 듯하지만 다정다감한 버트와 똑부러지면서도 긍정적인 베로나의 변함없는 애정과 귀여운 사랑이 계속해서 잔잔한 웃음을 이끈다. 하지만 주인공 커플이 찾아간 친척·친구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는 웃음과 함께 멘디스 감독 특유의 통렬함이 묻어나기도 한다.

베로나의 옛 직장 상사인 릴리(엘리슨 제니)의 가정은 폭발 직전이다. 릴리는 듣는 이가 민망할 정도로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불만과 적개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가족 또한 릴리에게 최소한의 가족애도 갖고 있지 않다. 버트의 어린 시절 친구인 LN(매기 질런홀) 커플은 자유분방하지만 무책임한 히피식 육아법과 인생관으로 둘을 아연실색케 만든다.

실망과 허탈, 분노를 거듭하던 둘에게 대학 동창생 커플의 살아가는 모습은 완벽 그 자체다. 입양한 아이들을 사랑과 존경을 담아 정성껏 보살핀다. 하지만 버트 커플은 발길을 돌리고 만다. 그 집은 평온과 행복은 실체가 아닌 대체이고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육아든지, 결혼이든지, 인생이든지 간에 살아가는 모든 과정은 끝없는 인내와 배려, 양심을 필요로 한다고 경쾌하게 수다떠는 영화다. 15세 이상 관람가.

송민섭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