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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있어 행복했다…2009년을 빛낸 안방극장

입력 : 2009-12-29 14:38:47 수정 : 2009-12-29 14: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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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올 한해 드라마는 ‘풍년’이었다. 크게 MBC ‘선덕여왕’과 KBS ‘아이리스’로 양분된 2009년 드라마의 인기는 여느 해보다 다양했고, 새롭고 신선한 작품들이 줄을 이었다. KBS ‘꽃보다 남자’는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꽃미남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승기, 한효주 주연의 SBS ‘찬란한 유산’은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남주는 8년 만의 드라마 컴백작 MBC ‘내조의 여왕’를 통해 주부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시청률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 뒤에는 5% 미만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는 작품도 많아 여느 해보다 양극화를 현상을 보였다. SBS는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이며 야심차게 ‘자명고’를 선보였으나 ‘선덕여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조기종영의 쓴 맛을 봐야했고, 손담비의 첫 드라마 주연작 ‘드림’과 성유리 주연의 ‘태양의 삼켜라’ 또한 기대 이하의 수확을 거뒀다. MBC는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의 첫 드라마 주연작 ‘맨땅에 헤딩’과 피겨 스케이팅을 주제로 한 드라마 ‘트리플’ 등이 줄줄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선덕여왕', '아이리스'…너희가 있어 행복했다

블록버스터 드라마 KBS ‘아이리스’는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케일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제작 초기부터 기대를 모았다. 일찌감치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빅뱅의 탑 등이 캐스팅 되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이 작품은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추격 그리고 극적인 배신으로 사랑으로 얽힌 운명 등을 그려냈다. 속도감 넘치는 액션 연기와 대규모 세트, 해외로케이션 등 200억여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 화려했던 드라마의 시작은 작품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병헌은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액션과 멜로 등 디테일한 연기 스펙트럼을 마음껏 펼쳤고, 데뷔 초반 연기력 논란을 일으켰던 김태희는 연기자로서의 전환점을 찍었다는 성과를 얻어냈다. 김소연과 김승우는 북한 공작원으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연기와 과감한 액션 신을 선보이며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드라마의 인기로 서울시는 한류콘텐츠를 통해 해외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국내 최초로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의 교통을 통제하고 12시간 동안 촬영을 허락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지상파 방송국에서 국내 드라마로는 편당 최고가의 금액으로 선판매가 확정된 데 이어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7개 지역에 선판매가 성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만큼 구설수와 악재도 잇따랐다. KBS와 제작사 측은 방영 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첫 방송 날짜 직전까지 애를 태웠고, 이어 저작권 분쟁과 표절 시비, 드라마 막바지에는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와의 스캔들로 연이은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마지막회까지 시청률 40% 가까이 기록하며 무사히(?) 종영했다.

신라 27대 여왕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드라마화한 '선덕여왕'은 웅장한 스케일의 대작으로 '대장금'의 김영현 작가와 '뉴하트'의 박홍균 PD가 손발을 맞췄다. 왕위에 오르는 덕만공주(이요원 분)이 온갖 시련과 시험을 거치며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이자 신라 제27대 선덕여왕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생동감 있게 전개해 나간 이 드라마는 작품성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사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배우들의 열연은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 ‘권력의 화신’인 ‘미실’역의 고현정은 극중에서 여러 신라 왕들을 휘두르는 치명적인 유혹과 매서움, 섹시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사를 실감나게 전해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극 초반 ‘선덕여왕’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부드럽고 온화한 표정 뒤에 감춰진 야망으로 가득 찬 살기 어린 눈빛의 ‘미실’역을 치밀하게 연기해 냄으로써 팜므파탈의 매력을 드러냈다.

또한 데뷔 이래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맡은 이요원은 여왕의 위엄을 자랑하며 차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 전체를 이끌어 갔고 배우 김남길은 ‘비담 신드롬’을 일으키며 ‘선덕여왕’을 통해 데뷔 이래 가장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했다. 작가는 비담에 대해 "드라마 안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갖는 복잡다단한 캐릭터"라고 설명한 만큼 이제껏 보지 못했던 전무후무한 독특한 캐릭터는 온 국민은 열광케했다.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는 유승호 역시 김춘추 역을 맡아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막장 드라마'에 맞서는 '착한 드라마' 눈길

몇 년 전부터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막장 드라마’는 올해에도 여전했다. ‘막장’의 사전적 의미는 ‘갱도의 막다른 곳’ 즉 가장 위험한 작업장이라는 뜻이다. 무리한 상황설정과 그에 따른 과장된 연기, 자극적인 장면 등을 특징으로 한 ‘막장 드라마’를 지칭하면서 부정적 의미로 축소되었다. ‘막장드라마’는 황당한 설정과 인물관계로 인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높은 시청률로 인해 ‘막장 드라마=시청률 공신’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선보이면서 이후 다른 막장 드라마 탄생에 기여했다.

지난 5월 종영한 SBS '아내의 유혹'은 친구와 남편에게 배신당한 후 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위장해 철저한 복수극을 벌이는 내용으로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올렸지만 주인공의 도를 넘은 복수로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얼굴에 점 하나를 찍고 다른 사람이 됐다는 설정은 황당하면서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지상파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KBS ‘너는 내 운명’(평균 시청률 42.5% AGB닐슨코리아)은 극단적인 설정과 통속적인 내용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배우의 연기력 논란까지 휩싸이며 일일드라마 사상 가장 많은 비난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는 평을 들을 만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하희라 주연의 MBC ‘밥줘’는 당초 각기 개성이 다른 세 자매와 그들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기획 의도와는 달리 불륜과 외도, 납치, 부부 강간 미수 등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나 ‘착한 드라마’도 있었다. 자극적인 소재와 개연성이 부족한 ‘막장드라마’ 코드에 반대되는 작품은 일명 ‘착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으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네 형제의 훈훈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 ‘솔약국네 아들들’은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며 지난 10월 마지막회에서 48.6%의 시청률을 올리며 영광스런 퇴장을 했다. 혼기가 찼지만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한 아들들을 장가보내는 스토리인 솔약국이 큰 인기를 끈 것은 무엇보다 주연 배우들의 코믹한 캐릭터와 소소한 일상적인 에피소드 때문이다.

SBS ‘찬란한 유산’은 한꺼번에 불행을 맞이한 고은성(한효주 분)이 우연한 기회에 선우환(이승기 분)의 할머니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내며 시청률 47%로 막을 내렸다. 착한 여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성공과 사랑을 얻는다는 스토리는 ‘캔디’와 ‘신데렐라’ 캐릭터에 가깝지만 할머니와 어머니, 손자가 등장하며 온 세대를 아우르는 홈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승기와 한효주의 인기와 더불어 배수빈, 문채원, 한예원 등의 젊은 배우들과 김미숙, 반효정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 호흡 또한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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