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각결막염’ 충혈·통증·이물감
‘아폴로눈병’은 결막 아래 출혈 동반
12년 만에 6월 낮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등 땡볕 더위가 기승이다. 때 이른 무더위를 피해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등을 찾지만 시원한 물놀이에는 종종 눈병이 따르기에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유행하는 눈병은 대부분 바이러스성이지만, 강한 자외선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눈은 결막과 각막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세균이나 유해물질에 감염되기 쉽다. 특히 활동량이 늘어나는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이 산이나 바다·수영장 등으로 모이게 되고, 서로 접촉이 많아지는 만큼 눈병이 잘 생기고 전염도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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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는 수영장 등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남에 따라 눈병이 잘 생기고 전염도 빠르다. 눈병은 옮기기 쉬운 바이러스성 질환이기에 치료와 더불어 타인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제공 |
안과를 찾는 가장 흔한 원인은 유행성 각결막염이다. 흔히 ‘눈병’이라고 부르는 이 질환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단순 결막염은 평균 2∼3주가 지나면 별문제 없이 낫지만, 각막염이 동반하면 시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염성이기 때문에 한쪽 눈부터 시작해 대부분 두 눈 모두 발생한다. 주로 여름에 번창하지만 요즘은 1년 내내 감염되는 추세다.
발병 초기에는 충혈·통증·눈물흘림 및 심한 이물감이 느껴진다. 감염 후 3∼5일의 잠복기를 거치며, 발병 후 5∼14일에 눈부심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는 각막 중심부에 발생한 상피성 각막염 때문이다. 급성기에는 눈꺼풀이 붓거나 결막에 심한 충혈이 생긴다. 어린이는 인두통 및 설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은 1주 동안 심해지고, 2∼3주 지나면 누그러진다. 간혹 수개월간 시력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 후유증 없이 치유된다. 그러나 결막의 염증은 대개 3∼4주까지 지속되며 발병 후 약 2주까지 전염성을 갖는다. 회복기간은 2∼3주에서 1∼2개월로 사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
흔히 ‘아폴로눈병’이라 불린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발사되던 해 가나에서 처음 발병되어 이 같은 별칭을 얻었다. 매우 급속하게 발병하지만 병을 앓는 기간은 짧다. 결막 아래 출혈을 보인다는 점에서 유행성 각결막염과 구분되고,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자각증상은 안통·눈부심·이물감·눈물흘림 등이다. 환자의 25%는 열이 나거나 무력감, 전신근육통을 보이며, 드물게 하지가 마비되는 일도 있다.
치료법은 유행성 각결막염과 비슷하다.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점안하고 눈꺼풀이 심하게 부으면 소염제를 복용하고, 각막염이 있으면 부신피질 호르몬제 안약을 사용한다. 사람 간 접촉에 의해 발병되므로 손을 자주 씻어 전염되지 않도록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인두결막염
어른보다 어린이에게서 흔하게 발생한다. 주로 수영장 물에서 감염되는데 염소처리를 했어도 전염될 수 있다. 38.5∼40도의 고열과 함께 인두통과 급성 여포성 결막염이 발생한다. 귀앞 림프선의 통증도 동반하며 일시적으로 가벼운 표층각막염이 나타난다. 이 결막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대개 10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뜨거운 여름 햇빛에 의한 각막 화상
산이나 바다에서 직사광선을 받게 되면 햇빛 속 자외선에 의해 각막 상피에 손상을 입어 표층염증을 일으킨다. 또 낮에 용접일을 한 경우 저녁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외선에 노출된 뒤 수 시간이 지나면 결막이 충혈되고 뿌옇게 보이며, 때로는 눈이 몹시 부어올라 눈물과 통증을 동반한다. 1∼3일이 지나면 증상이 대부분 소실되지만, 치료를 위해 차가운 찜질과 균의 감염예방을 위한 항생제 안약을 사용한다. 아울러 충분한 눈의 안정과 전신적인 휴식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뙤약볕에 나가는 것을 피하고, 밖에서는 자외선이 차단되도록 선글라스를 쓰며, 용접 일을 할 때는 반드시 보호경을 착용해야 한다.
눈병, 타인에게 옮기지 않도록 주의
바이러스성 눈병은 감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를 직접 사멸하는 약제가 없기에 냉찜질·통증완화·눈 주위 청결 등의 요법이 주된 치료다.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 및 증상에 따라 가려움을 줄이는 항히스타민제 안약 또는 자극감을 줄이는 인공누액성분 안약 등 적절한 안약제의 사용 외에는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 표층 각막염 증세가 있으면 부신피질호르몬제 안약을 사용할 수 있다. 옮기기 쉬운 바이러스성 질환이기에 치료와 더불어 다른 사람에게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한재룡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바이러스 중 일부는 마른 상태에서도 4∼5주간 생존이 가능하므로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부위, 예를 들면 버스나 지하철 손잡이·문 손잡이·의자·잡지·전화수화기 등을 통한 전파도 주의해야 한다”며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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