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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맥아더 장군 유일 생존 참모 E 로니 인터뷰

입력 : 2013-05-30 15:33:12 수정 : 2013-05-30 15: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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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맥아더 장군 유일 생존 참모 E 로니 인터뷰 “과거에 어떤 용기와 희생이 있었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한국에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한국 젊은이들에게 미국을 포기하지 말라고, 함께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어요. 한국이 우리 친구임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세계일보와 인터뷰한 96세 노장군의 기억은 또렷했다. 6·25전쟁 당시 미 극동군사령부(FECOM)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의 참모들 중 유일하게 생존한 에드워드 로니(예비역 중장) 장군이다. 그는 올해 60주년을 맞은 정전협정과 한·미 동맹 역사를 머릿속에 꿰고 있었다. 

에드워드 로니 장군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서북쪽 외곽의 ‘놀우드’ 군은퇴자커뮤니티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단독 인터뷰 도중 하모니카로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 로니 장군은 더글러스 맥아더 미 극동군사령관 참모진 중 유일한 생존 인물이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로니 장군은 “한·미 관계가 날로 굳건하게 발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 의회에서는 해외 주둔 미군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한국에서는 주한 미군을 철수하라는 요구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젊은 학생들이 ‘양키 고홈’이라고 할 때 미국인은 ‘왜 그 먼 곳까지 가서 우리 젊은이들이 희생해야 하느냐’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전쟁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북한은 다시 ‘미친(fanatic) 짓’을 할 수 있다”면서 “북한 상황을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로니 장군은 6·25전쟁 발발 당일 당직장교로서 맥아더 장군에게 보고하던 순간, 인천상륙작전을 기획하던 상황, 흥남 철수 작전, 미 38보병연대를 이끌고 ‘단장의 능선’ 전투에 참가한 경험 등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들려줬다. 그는 맥아더 장군에 대해 “북한군의 남침 보고를 받고서도 너무나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회상했다. 유엔군이 낙동강까지 밀린 전쟁 판도를 일순간에 뒤엎어 세계 전사에 빛나는 인천상륙작전을 기획할 때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담한 아이디어를 내 참모들이 놀랐다고 한다.

“기획정책처 참모 3명이 상륙작전 안을 냈는데, 상륙지점으로 한 명은 북한군과 대치 중인 낙동강 전선 주변을, 또 한 명은 적 후방 10㎞ 지역을 제시했고 나는 25㎞ 후방지역을 제안했죠. 너무 후방이라 포병 화력지원을 받기 어렵고 해안 여건도 안 좋아 내심 걱정했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3가지 안을 들은 뒤 상황판으로 가서 색연필을 집어들더니 100㎞ 후방지역인 인천 쪽에 화살표를 그으면서 ‘이 겁쟁이들아. 나는 여기로 갈 거야’라고 하더군요.”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로니 장군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한국이 발전하는 것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있다. 한국이 보여준 경제발전은 기적이다. 한국인은 훌륭하다”면서 “나를 돌보는 의사 2명도 모두 한국계 ‘닥터 김’이라고 웃었다. 태극기를 선물하자 그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로니 장군은 “다른 일정이 있다”는 비서의 재촉에 “이것만은 꼭 들려주고 싶다”며 품에서 하모니카를 꺼내 불었다. 아리랑이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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