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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전투기·공격헬기사업 ‘존폐기로’

입력 : 2010-01-06 23:12:46 수정 : 2010-01-06 23: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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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예산서 제외… 향후 전망은
"내년 상반기내 추진" 의지 불구… 국방 예산 효율화 논의 맞물려
사업 순연·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한국형 전투기(KFX)와 공격헬기(KAH) 사업 예산이 올 국방예산에서 제외되면서 사실상 이들 사업은 존폐 기로에 섰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6일 브리핑을 통해 “올해 다시 한 번 예산 반영을 추진해 내년 상반기 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약 주고 병 주고’=“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합니다. 국회가 약 주고 병 준 꼴이 되고 말았네요.”

지난해 말 국회가 한국형 전투기와 공격헬기 사업 착수 예산(44억)을 모두 삭감한 데 대해 이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들 사업이 과연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공군 관계자도 “노후 F 4/5 전투기의 교체 시기가 임박했는데, 국회 국방위가 국방위 증액안으로 신청한 예산을 연말 예결위에서는 빼버려 어느 장단에 맞춰 일을 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20일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두고 국내 항공산업 발전 및 수출 등을 위해 두 사업에 예산을 배정키로 합의해 예산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국방위 입장이 조금 난처해졌다”고 말했다.

육군과 공군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방사청 한 관계자는 “올 방위력개선비에 잠수함과 KDX-Ⅲ급 구축함, 제주해군기지 건설 관련 예산이 확보된 해군에 비해 육군과 공군이 느끼는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특히 최근 K-2 흑표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 결함에다 관련 예산이 절반 이상 깎여 사업 순연이 불가피해진 육군의 낭패감이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추진 물 건너 가나=군내에서는 앞으로 KFX와 KAH 등 대형무기사업의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방개혁기본계획(국방개혁 2020)이 한 차례 수정된 데 이어 올해 전면 수정이 예고되고, 방사청 조직 개편에다 ‘청와대발’ 국방예산 효율화 논의가 진행되는 마당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무기 도입 사업이 제대로 갈 수 있겠냐는 판단에서다. 사업 순연이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연말 KFX와 KAH의 사업 착수 예산 삭감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 부은 격’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KFX와 KAH 사업은 각각 2001년과 2003년 국책사업으로 시작돼 그동안 기술력과 경제성 확보 여부 등의 논쟁을 빚어왔지만 지금껏 사업 방식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KAH 사업의 경우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에서 양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에서 사업 착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 개발 대신 중고 아파치 헬기 도입 쪽으로 여론이 흘러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한국형 전투기와 한국형 공격헬기 사업 추진과정 및 향후 일정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2001년
 
공군의 노후 F-4/5 전투기 교체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시작
200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사업 타당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 발표해 무산 위기
2009년 10월 방위사업청 의뢰로 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한 건국대 무기체계연구소가 긍정적 결론을 내려 사업 추진에 청신호 켜짐
  11월 국회 예결소위, KFX 사업 탐색개발비 명목으로 14억원 배정 의결
  12월말 예결위 심의에서 누락
2010년 2월중 방사청 주관 사업추진기본전략 정책기획분과회의 개최
  3~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사업 추진 방식 결정
  6월 방사청, 기획재정부에 정부예산 반영 신청
  9월 정부예산안에 사업착수 자금 배정 예정
2011년 상반기중 사업추진 예정
●한국형 공격헬기(KAH) 사업
2003년 육군의 500MD와 AH-1S 코브라 등 노후 공격헬기를 대체하기 위한 사업으로 시작. 당시 정부는 15조원을 투입해 2010년까지 기동헬기(KUH), 2012년까지 공격헬기(KAH)를 각각 개발하는 한국형다목적헬기(KMH)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결정
2005년 기술과 예산 문제로 KMH 사업은 5조원대의 한국형헬기(KHP) 사업으로 축소
2009년 11월 국회 예결소위, KAH 사업 탐색개발비 명목으로 30억원 신규 배정키로 의결
  12월 예결위 심의에서 누락
2010년 5월까지 방사청 주관 선행연구와 사업타당성 검토 예정
  6월중 기재부에 정부예산안에 반영토록 신청
  7~8월 방추위 사업추진 방식 결정
2011년 상반기에나 사업추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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