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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
피해 청소년은 “인터넷으로 채팅을 하다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20대 오빠들의 말에 애인 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나이 많은 사람들이랑 밥 먹고 영화 보면 10만∼20만원 준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갈수록 건전한 만남보다는 성매매를 강요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이후 나는 오피스텔에 감금됐고, 잦은 폭행에서 심지어 성폭행까지 수시로 당했다”면서 “성매매를 통해 벌어온 돈은 모두 오빠들의 유흥비나 외제차 할부 값으로 사용됐다”고 밝혀 세상을 경악케 했다.
이처럼 나날이 심각해지는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를 막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와 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이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유스 키퍼(Youth Keeper)’를 배포하고 있다. 유스 키퍼 프로그램은 보건복지가족부, 여성부, 경찰청, 한국청소년상담원 등의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바탕화면에 경광등 모양의 아이콘이 생성된다. 이후 채팅 등을 하다 성매수 제의가 들어올 때 신고 아이콘을 클릭하면 증거화면이 이미지로 저장되면서 신고화면이 바로 실행된다. 이때 신고화면에 신고인의 인적사항과 내용을 작성하고 저장된 증거화면을 첨부한 뒤 신고하기를 클릭하면 경찰청 사이버 상담신고센터에 사건이 자동으로 접수된다. 경찰청 사이버 상담신고센터에서는 신고 접수된 사항 중 범죄혐의가 있거나, 수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고소인 참고조사 등을 거쳐 사건 처리를 진행하게 된다.
우리나라 인터넷은 사용률과 속도 등의 측면에서 단연 세계 1위 수준으로 외국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성년자 성매매 등 나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감안하면 차라리 인터넷 환경이 열악하느니만 못하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인터넷에서 드러나는 시민의식과 준법정신 역시 세계 1위를 기록할 수는 없을까. 아동·청소년은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도 이용하거나 착취가 아닌 적극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유스 키퍼 프로그램이 널리 사용돼 반인륜적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차정섭 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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