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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농약 소금’ 불안감… 허용 기준치부터 만들어야

입력 : 2011-08-17 00:23:24 수정 : 2011-08-17 00: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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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염전 8곳 잔류농약 검사 해보니
일부 염전에서 농약을 친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천일염의 안전성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농약이라도 기준을 정해 안전하게 사용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세계일보 취재팀이 농약 사용 흔적을 확인한 지역에서 수거한 토양과 소금에 대해 의뢰한 잔류농약 검사에서도 ‘검출한계 미만’의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농약을 아무런 기준도 없이 함부로 쓰는 건 문제다. 염전의 농약 사용 실태조사와 모니터링, 소금 관리기준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16일 취재팀이 전남 해남군과 신안군, 영광군의 염전 8곳 가운데 5곳의 토양과 3곳의 소금을 확보해 A농약분석기관에 의뢰해 통보받은 결과에 따르면 크로마토그래피 분석에서는 7개 시료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으나 질량분석을 한 결과 ‘검출한계 미만’으로 나왔다. ‘지오릭스’(성분명 엔도설판) 등 농약에 대해 ‘검출한계 미만’으로 분석됐으며 ‘그라목손’과 ‘글라신’은 분석하지 못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는 농약 살포 시기와 농약 반감기, 시료 채취의 한계 등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전남 해남의 한 염전 창고에서 발견된 제초제 상자.
염전에서 쓰이는 농약 중에 ‘그라목손’과 ‘지오릭스’의 문제가 크다. ‘그라목손’은 물에 잘 녹지만 토양에 들러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지오릭스’는 비식용 작물에 발생하는 해충 구제에만 써야지 식용작물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충모리’와 ‘풀방패’, ‘에스엠가벤다’, ‘듀스’도 토양에서는 독성이 낮지만 어독성(魚毒性)이 있어 논이나 양식장 등 물기 있는 지역에서는 사용해선 안 된다.

분석을 담당한 전문가는 “우리가 가진 장비는 농약의 다성분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서 일부분만 분석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며 “일부 농약 성분은 토양에 강하게 흡착돼 분석할 때 안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감기가 짧은 농약은 소실되는 속도가 빨라 검사시 불검출될 수도 있다”며 “농약을 살포했지만 분석 시점이 오래되어서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농약을 안전사용 기준대로 쓰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농약이 남아 있는 농산물을 먹어도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므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농약 사용자가 본래 사용처가 아닌 곳에 쓰는 ‘오용’이다. 예를 들어, 일반 토마토에 쓸 수 있는 농약을 방울토마토에 뿌리면서 농민은 같은 토마토라서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는 생육이 차이가 나므로 실제로는 다르다. 즉, 일반 토마토는 시간이 지나면서 부피가 커져 농약이 희석되지만 방울토마토는 잘 희석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한국작물보호협회는 ‘농약사용지침서‘를 만들어 농가에 무상보급하고 교육하고 있다. 지침서에는 농약 적용 작물이나 적용 병해충, 사용 시기와 방법, 용량 등을 담고 있다. 이렇게 사용하면 농약도 사람이나 환경, 농작물에 문제가 될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농약관리법이나 농약사용지침에 소금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어 소금에 농약을 쓰는 건 문제다. 다른 농산물의 경우 잔류농약 안전성 연구가 많이 축적돼 있으나 소금에 대한 연구는 아예 없다.

경북대 응용생물화학과 김장억 교수는 “지금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염전에서 농약을 썼다면 불법”이라며 “시급히 실태조사와 소금 모니터링을 하고 농약잔류 기준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대 이영득 교수도 “장기적으로 염전업자들이 수지타산이 안 맞아 도저히 농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면 이를 알리고 엄격한 사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기획취재팀=박희준·신진호·조현일·김채연 기자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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