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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교과서 속 한국의 모습은…

입력 : 2008-08-18 21:09:09 수정 : 2008-08-18 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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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硏 국제 세미나
◇베르너 사세 한양대 석좌교수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러 상트페테르부르크대 교수
자라나는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자국의 역사교육은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나라 역사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자국의 오롯한 역사와 타국의 사이에서 비롯되는 공백을 메우는 작업은 그래서 필요하다. 지난달 15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내린 학습지도요령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강력 항의한 것은 당연한 조처였다.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하도록 해 역사를 왜곡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호텔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마련한 국제세미나 ‘한국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각국 교과서와 매체에 나타나는 한국 관련 서술의 변화’는 역사 왜곡에 대처하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독도 전문가인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 원장이 기조 강연자로 참여한 세미나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독일, 호주의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서중석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마크 피터슨 미 브리검영대 교수

일본 교과서 분석이 눈길을 끌었다. 후쿠하라 유지 시마네 현립대 교수는 “일본인의 한국 이미지 형성은 주로 언론과 학교 교육을 통해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우익의 독도에 관한 주장은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기미시마 가즈히코 일본 도쿄가쿠게이 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정치적, 외교적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교육의 장에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다와라 요시후미 ‘어린이와 교과서네트워크 21’ 사무국장도 “교과서 내 한국 관련 기술이 일본 내 정치의 우경화와 맞물려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교과서가 역사 왜곡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통신사’ 기술이 이를 설명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임진왜란·정유재란)으로 두절된 양국 관계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 시절 조선통신사를 통해 정상화됐다. 후쿠하라 교수는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초등·중등 교과서에 조선통신사 내용이 실렸다”며 “조선통신사에 대해 배우면서 일본 학생들이 한국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 이미지는 최근 좋아졌지만 여전히 미진하다.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 대학 교수는 “미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오류는 거의 사라졌다”면서도 “간혹 중국 왕조시대에 한국이 속국으로 표시되는 등 올바르지 못한 설명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교수는 “소련 붕괴로 이념대결 종식 이후 2000년대 들어와 러시아에서 한국사 교육이 양적으로 늘어났다”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

이에 비해 호주와 독일 교과서에 드러난 한국 관련 서술은 양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발표자들의 시각이었다. 베르너 사세 한양대 석좌교수는 “한국과 독일은 냉전시대 분단의 아픔을 겪었고, 전쟁의 폐허 위에서 단기간에 고성장을 일궈낸 공통점이 있다”면서도 “독일에서 한국 서술은 일본과 중국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다”고 알렸다. 그는 “한국에 관한 서술은 20세기 이후 근현대사 교과서에 간략하게 등장하며, 그나마 한국전쟁에 관한 게 대부분”이라면서 “2000년대에 출간된 신규 교과서들에는 독일이 한국을 동아시아 신흥공업국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여건도 비슷하다. 서중석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호주 정부의 다문화 강조 정책에도, 일본에 비해 한국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며 “이 현실이 호주에서 한국의 이미지 개선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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