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저장·하수처리수 재이용 관심

태백시 사례는 물 부족으로 인한 불편과 고통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심각해지는 물 부족 현상=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전국 평균 강수량은 615㎜로 평년 875㎜의 70% 수준에 머물렀다. 평균 강수량은 태백과 대관령 등 강원 산간지역에서 평년 대비 64.6%, 전남 목포, 완도 등 도서지역에서 48.4%로 떨어졌다. 가뭄으로 인해 다목적댐의 평균 저수율은 예년의 8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하천 취수율이 36%로 높다는 사실은 물 부족 현상에 취약함을 의미한다. 취수원이 다양하지 못하다 보니 가뭄으로 하천이 마를 경우 물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반면 물 이용량은 지속적으로 늘었다. 국민 1명에게 연간 공급되는 물의 양은 1990년 249t이었으나 2003년에는 337t으로 증가했다. 또 자연환경 파괴 논란으로 댐 건설이 어려워지면서 물 부족은 더욱 심화됐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2020년에는 4억3000만t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재활용으로 물 부족 타개=물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빗물을 받아 저장한 뒤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 현재 빗물이용시설은 128개소(전체 용량은 3만2729t)에 설치돼 있다. 모두 의무설치대상이다. 자발적으로 만든 곳이 있긴 하지만 현황이 파악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곳까지 포함해도 설치율은 일본이나 독일 등에 비할 게 못 된다. 환경부는 의무설치대상을 기존의 종합운동장, 체육관에다 국가, 지자체의 공공청사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수처리수 재활용도 주목받고 있다. 2007년 전체 하수처리수는 65억t으로 이 중 6억4000만t을 재이용했다. 적은 양은 아니다. 그러나 공업용수로 이용되는 물이 이 중 1.5%(1000만t)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다. 공업용수로의 재이용은 일정한 수질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하수처리수 재활용의 질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싱가포르는 80%, 일본은 24%에 이른다.
환경부 물산업지원팀 정복영 과장은 “물 재활용은 물 수요관리의 핵심”이라며 “재활용률을 높여야만 한정된 수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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