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 족발은 장충동에 없고, 안동 찜닭은 안동에 없다?’
생활정보번호서비스 전문업체 한국전화번호부가 전화번호부(슈퍼페이지) 상호편을 통해 ‘장충동 족발’, ‘춘천 닭갈비’, ‘무교동 낙지’, ‘안동 찜닭’ 등 각 지역별 명물음식을 상호명으로 사용하는 업체들에 대해 조사한 결과 98% 이상의 업소들이 원조와는 무관한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뚱뚱이 할머니 왕족발’, ‘평안도 왕족발’ 등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원조로 유명한 ‘장충동 족발’의 경우 장충동에는 총 4255개 업소 중 단 4곳만이 등록돼 있는 반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무려 60곳이 몰려 있어 장충동 족발의 ‘새로운 메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 558개의 ‘안동 찜닭’ 음식점 중 실제 안동에 있는 업소는 20개에 불과한 반면 서울 은평구 갈현 2동에 31곳이 영업 중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아우내 순대’로 유명한 ‘병천 순대’는 전국 297개 중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18곳만이 등록돼 있으며 ‘무교동 낙지’의 경우 전국 203개의 업소 중 9곳만이 원조 격인 무교동과 서린동 일대 낙지 골목에 ‘무교동 낙지’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또 ‘마산 아구찜’은 전국적으로 351개가 있으나, 경남 마산시 오동동의 아구찜 거리에는 단 2개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겨울철 간식으로 각광받는 ‘안흥 찐빵’은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전국 56개의 업소 중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안흥리에 22개의 업소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유일하게 ‘원조’의 자존심을 세웠다.
또 ‘춘천 닭갈비’는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전국 639개의 상호 중 실제 춘천에 있는 업소는 14곳에 불과했으나 춘천에서 영업 중인 닭갈비집은 총 227개로 여전히 춘천의 명물임을 과시했다.
한국전화번호부 이영진 경영지원본부장은 “외식업종의 경우 업종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면서도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해당 업종에서 ‘원조’격인 상호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아 특정 지역의 명물 음식점 이름이 고유명사화 되어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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