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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군사굴기 막아라”… 美 군사력 亞·太로 재배치

입력 : 2012-01-06 23:31:04 수정 : 2012-01-06 23: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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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전략 어떻게 변하나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유지 - 21세기 국방의 우선순위.’

미국 국방부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신국방전략 보고서의 제목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 보고서는 미국이 향후 10년 동안 달라질 세계적인 권력이동 상황에서 ‘세계 경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담고 있다.

지침 첫 항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시한다’는 기조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제·안보 이해가 서태평양, 동아시아, 인도양, 남아시아 지역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필연적으로 아·태 지역을 중시하는 쪽으로 미군 안보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미군의 새 국방전략은 9·11 테러 이후 10년 동안 이어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냉정하게 평가한 결과물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는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통한 고비용·저효율 전략은 21세기 국방전략으로 적합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방예산 감축을 부른 미국의 재정적자


미국의 사상 최대 폭 국방예산 감축결정은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로부터 비롯된다. 펜타곤 예산은 앞으로 10년 동안 최소 4500억달러가 깎일 전망이다. 돈이 부족하니 미군은 더 이상 세계를 무대로 작전을 전개하기 어렵게 됐다.

예산 감축 결과, 미 육군 규모는 앞으로 10년간 현재 57만명에서 49만명선까지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외교장관인 위베르 베드린느가 소련 붕괴 직후 미국을 ‘극초강국’(hyperpower)이라고 표현했을 당시 미군은 150만명에 가까웠다. 보고서가 2차 대전 이후 미 국방전략의 핵심이었던 ‘2개의 전쟁 동시수행’ 원칙을 겉으로는 폐기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미군전력으로는 이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졌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 해군의 차세대 스텔스 연안전투함 인디펜던스호가 지난해 9월 12일 멕시코만의 펜사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2010년 취역한 인디펜던스호는 헬기 3대와 장갑차 3대를 탑재해 연안 지역에서 육·해·공에 걸쳐 전방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중국 해양 군사력 강화에 맞서 인디펜던스호 한 척을 남중국해에 실전 배치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아시아 올인’ 미 국방전략


‘아·태 지역을 중시한다’는 새 전략은 제한된 재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취해진 조치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떠오르는 강국’ 중국이 부상하면서 아·태 지역의 역학 관계는 송두리째 뒤바뀌고 있다.

신국방전략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중국이 역내 패권국으로 부상하면 미국의 경제, 안보 이해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미·중 양국은 동아시아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중국 군사력이 역내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자면 중국이 군사력 증강의 목적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의도를 의심한다는 뜻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태 지역을 국방예산 감축의 희생양으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도 “아·태 지역에 대한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지상군을 감축시키기로 한 결정에도 미군은 아·태 지역의 해·공군력은 증강시키기로 했다.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응한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하고 잠수함 전력도 증강시키기로 했다. 모두 중국 억지전략이다.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주요한 도전으로 명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패네타 국방장관은 ‘2개의 전쟁 동시수행’ 원칙 폐기가 한반도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동시에 한 개 이상(의 전쟁)과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한반도 전쟁 상황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동시에 호르무즈해협에서 위협에 직면할 수 있지만 이런 위협에 대처하고 이길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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