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국토부 ‘최초 보고서’ 있는지도 몰랐다

입력 : 2014-12-17 20:02:42 수정 : 2014-12-17 23:43: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폭언 등 ‘땅콩 회항’ 정황 담겨
허둥대며 부실조사 비난 자초
일각 대한항공과 유착 의혹 제기, 사무장 “회사 증거인멸” 또 폭로
국토교통부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을 조사하면서 대한항공 측이 작성한 최초 보고서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의 엉터리 조사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관련자를 문책하고 조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사건 직후 작성한 최초 진상보고서가 있는 사실조차 몰라 입수하지 못했다.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보고서에는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내용과 함께 사건 정황이 담겨 있다.

국토부는 특히 항공사 임원이 자사 항공기 내에서 난동을 부리고 비행기를 되돌린 ‘초유의 사건’을 맡아 조사하면서 경험과 역량 부족을 드러내며 허둥지둥했다. 사무장과 승무원을 조사하고 일등석 승객 연락처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협조를 받았다. 이는 대한항공의 협조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일이었다.

국토부로부터 조사협조 요청을 받은 대한항공은 사무장 등에게 폭언·폭행이 없었다는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이들의 국토부 출석에 동행했다. 국토부는 거짓진술을 종용한 대한항공 간부를 피해자 옆에 앉혀두고 조사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고, 나중에 검찰 조사에서 진상을 털어놨다.

한편 박창진 사무장은 이날 KBS 인터뷰에서 회사 차원의 조직적 증거인멸 시도 정황을 추가로 폭로했다. 박 사무장은 “(뉴욕 공항에 내린 후) 최초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저뿐만 아니라 그 당시에 있던 관계자들에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국토부 조사 직후 대한항공 임원이 자신을 불러 10여 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제출할) 확인서를 다시 쓰도록 종용당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와 대한항공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간부, 국토부 사이에 회유·협박이 있었는지, 이 과정에서 조양호 회장이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선형·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