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별 가격·연도·주차대수까지 알수 있어 오는 9일부터 스마트폰으로 전국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가격은 물론 주차장의 주차 대수까지 알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이는 현실 세계에 부가정보를 겹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기술에 부동산 정보가 결합되면서 가능해졌다.
2일 부동산 및 IT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뱅크’와 모바일 AR 전문업체인 ‘제니텀’은 오는 9일쯤 애플 앱스토어에 ‘부동산AR 1.0’(가칭)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등록한다. 아이폰 이용자는 9일부터,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는 5월부터 이 앱을 내려받아 전국 아파트 등의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내려받는 비용은 2.99달러(약 3400원)로 정해졌다.
삼성 옴니아2 등 국내 스마트폰은 지자기센서(전자 나침반)가 없어 서비스에서 제외됐다. 사용 방법은 내려받은 앱을 활성화해 카메라로 아파트를 비추면 부가 정보가 있는 곳은 단지명이 뜬다. 이 풍선을 터치하면 이용자들은 주소, 입주 연도, 가구수, 주차대수, 평형별 가격 등의 단지 및 시세정보, 관련 뉴스를 볼 수 있다. 서비스 단지는 전국 아파트 1만5374개 단지와 오피스텔이다. 서울의 경우 50가구 이상, 강남지역은 20가구 이상 단지의 정보가 모두 이 앱에 담겼다.
김희관 제니텀 대표는 “2.0버전에는 매매, 전세, 월세 등 매물 정보와 중개업소 연결 서비스를 덧붙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중개업자가 집안 모습 등을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114, 스피드뱅크 등 다른 정보업체 관계자들도 투자 방향과 시기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 영국 등 일부 선진국에선 이 서비스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국과 네덜란드, 미국에선 35종의 유사한 부동산 AR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러시아, 호주, 일본 등에서도 준비 중이다. 미국의 온라인 중개사이트 ‘집리얼티닷컴(ZipRealty.com)’은 지난 2월 주택 내부까지 소개하는 아이폰용 앱 ‘홈 스캔’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앱은 주택 규모와 매매가, 주변 시세는 물론 인테리어 정보까지 제공한다. 앱이 출시된 후 집리얼티닷컴의 일일 페이지뷰가 150% 증가했다.
영국의 전기통신 분석기관 ‘주니퍼 리서치’는 “모바일 AR시장이 2014년이면 연평균 7억32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니텀의 김 대표는 “그간 중개업자를 끼고 숨어 있던 정보를 찾아야 했다면, 앞으로는 오픈된 정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