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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1000 순식간 '와르르'…파랗게 질렸다

입력 : 2008-10-24 20:01:31 수정 : 2008-10-24 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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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가 408개… ‘마의 금요일’
"펀드런 가능성도 배제 못해"
10월24일은 한국 증시 사상 ‘마의 금요일’로 기록될 듯하다.

지난 18년간 공들여 쌓아온 코스피지수가 1000선마저 삽시간에 와르르 무너졌기 때문이다. 설마 설마 하던 1000선 붕괴가 현실화되자, 주식투자자들은 너나없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외국인들의 팔자공세로 이내 내림세로 돌아섰다.

오전장 한때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매매공방이 벌어지다가 갑자기 1000 아래로 뚝 떨어지자 공포 장세로 돌변했다. 증권사에는 팔자 주문이 폭주하며 투매 양상이 빚어졌고, 어처구니없게도 결국 920선으로 추락했다. 이날 주가가 빠진 종목 수는 하한가 408개를 비롯한 842개에 달해 상승 종목 수 41개(상한가 6개)의 20배를 웃돌았다.

충격적인 사실은 마국과 유럽 각국의 글로벌 공조체제가 본격 가동된 후 한국에 나홀로 폭락장세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27% 이상 폭락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5∼6% 하락하는 데 그쳤다. 태국과 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도 5∼16% 떨어지는 데 그쳤다. 

◆‘도대체 한국시장에 무슨 일이…’=한국의 나홀로 폭락장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한국만의 위험’이 부각되는 데 따른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빚이 우리 경제의 큰 화근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 폭락과 금리 급등 여파로 가계 부실의 잠재위험이 커지면서 금융공황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 대출 증가세는 연평균 14.6%로 경제성장률 평균치 6.6%의 두 배가 넘는다. 가계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들였고, 벌어들인 수입을 펀드에 묻어뒀다. 실제 주식형펀드는 2004년 8조원에서 현재 140조원까지 불어났다. 가히 주식펀드 광풍이 국내시장에 거세게 불었던 셈이다.

문제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의 급락 여파로 가계 부실 위험이 급속히 커졌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갈수록 거세지는 외국인의 셀코리아 충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환율·금리의 급등과 주가 급락을 부르고, 다시 가계 부실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미국발 금융위기가 신흥시장의 국가부도 위험으로 번져 나가는 충격까지 가세하면서 한국시장의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단의 금융대책이 검토해야=코스피지수 1000선 붕괴가 몰고 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20개월, 다시 말해 10년의 평균 주가 수준이 995”라며 “코스피지수가 이 수준 아래로 떨어진 만큼 평균적으로 볼 때 지난 10년 동안 주식을 사들인 사람이 모두 손실을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그야말로 바닥을 찾기 힘든 대공황 속에 빠져든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1000선 붕괴가 펀드런(대량환매)으로 이어져 금융 시스템 자체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증권사의 펀드매니저는 “바닥을 설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융 위기감이 진정되지 않으면 펀드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중금리의 급등 여파로 이자 고통이 가중되는 가계 쪽에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펀드 환매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금융당국이 증시 불안과 금융위기를 잠재울 특단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춘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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