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회부장'으로 불리는 언론인 오소백 선생. 타계 1주기(8월 8일)를 맞아 후배 언론인들이 추모문집 '영원한 사회부장 오소백 선생'을 펴냈다. |
‘뛰며 생각하는 기자정신’을 길러내었으며, 숨겨진 事實(사실)들을 史實(사실)로 밝혀낸 특종행진 등 그의 행적은 한국의 언론사(史)에 하나의 획을 그었다. 꺾일지언정 휘어지지 않았던 그에게 재산은 ‘사표(辭表) 한 장’이었다. 피할 수 없는 불의(不義)의 압력이 닥치면 그의 대답은 언제나 사표 한 장이었다. 그러기에 그의 주머니에는 지폐는 없어도 언제나 사표는 준비되어 있었다.
그의 체험과 실무지식을 바탕으로 작성된 ‘올챙이기자 방랑기’, ‘기자가 되려면’, ‘매스컴 문장 講話(강화)’등 저서는 1950~60년대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뛰면 기자, 펜을 들면 시인, 붓을 잡으면 화가였던 그는 신문현장을 떠난 뒤에도 한국홍보연구소, 서울언론인클럽을 설립했으며 대학 강의 등을 통해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였다.
오소백 선생을 얘기할 때 그가 정립한 ‘신문문장론’을 빼놓으면 안 된다. 일선기자 시절 독특한 기사 문체로 언론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의 특이한 신문문장은 6·25전쟁 중에 그 성가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장문의 지루한 기사가 일반적이었던 50년대 초 간략하고 박력 있는 참신한 기사 스타일은 신문문장의 새로운 경지를 열기도 했다.
넓은 가슴의 소유자였으며, 부귀영화의 길보다는 가난하지만 소신있는 좁을 길을 택했던 오소백 선생. 자유언론 수호를 위해 경영주와 맞서는 일은 그가 옮겨다닌 회사의 숫자보다 많았던 선생. 그의 날카로운 펜은 비록 마모되었으나 결코 녹슬지 않아 시대의 거울이 되고 있다.
대기자 청오(靑吾) 오소백 선생 1주기(8월 8일)를 맞아 서울언론인클럽 추모문집 편찬위원회(위원장 남시욱 전 문화일보 사장, 위원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강승훈 서울언론인클럽 회장·함정훈 한국홍보포럼 이사장·맹태균 전 청주대 겸임교수·이달영 한국홍보연구소 대표)에서 추모문집으로 발행한 ‘영원한 사회부장 오소백 선생’(한국홍보연구소 출판국, 2만5000원)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현장을 역사로 바꾸었으며 현대사의 고비마다 뜨거웠던 지킴이 역할을 했던 ‘영원한 사회부장’ 오소백 선생이 언론사에 남긴 자취를 살펴보고 있다.
2부에서는 ‘기자 오소백 인간 오소백’이라는 타이틀로 언론저술의 선구자적 발자취와 저널리스트로서의 불망(不忘)의 혼(魂)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대기자로 통하는 오소백 선생의 취재현장에서의 생생한 모습과 자유언론의 길잡이로서의 흔적, 그리고 후배 언론인들에게 남겨진 단상과 출판언론인의 모습과 ‘메아리 학교’에 쏟은 선생의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3부에서는 선생의 그림과 시가 ‘화가 오소백 시인 오소백’이라는 타이틀로 게재되어 있으며, 4부에서는 ‘나라 망치는 땅도박’, ‘이데올리기의 광신’, ‘수수한 대통령’, ‘술벗이야기’ 등이 ‘휴머니스트 오소백 칼럼’이라는 이름으로 담겨있다.
‘영원한 사회부장’ 오소백 선생의 삶과 생애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언론인들과 기자생활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기자가 되려면’(세문사, 1953/1999) ‘올챙이 기자 방랑기’(신태양사, 1955), ‘채찍 없는 교실 1960:어느 여교사의 수기’ ‘일본 상륙기’(세문사, 1964), ‘매스컴 문장강화’(삼육출판사, 1972/1989/1992), ‘광복 30년사’(세문사, 1975), ‘침략의 망령 대일본제국’(세문사, 1982), ‘사사의 기획과 편찬’(세문사, 1987), ‘논문작법’(세문사, 1990), ‘세상을 가득 담은 거울’(대학출판사, 1993), ‘논술과 문장백과’(한국교열기자회, 1996), ‘신 문장강화’(을유문화사, 2000) 등의 저서를 남겼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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