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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달 다큐멘터리, 스타들이 전해줄 땐…

입력 : 2008-03-18 21:15:16 수정 : 2008-03-18 2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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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 최불암 이어 김정은·김용만·김태희도 내레이션 맡아
◇MBC 다큐멘터리 ‘갠지스’ 내레이션을 맡은 MC 김용만.◇KBS 다큐멘터리 ‘바그다드’편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김태희.◇KBS 다큐멘터리 ‘금메달을 향해 뛰어라’편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김정은.(왼쪽부터)
스타 연예인들의 다큐멘터리 목소리 출연이 잦아지고 있다. 그간 전문 성우들이 주로 맡아왔던 정통 다큐는 최근 양희은, 배철수 등 가수·아나운서들을 거쳐 최불암, 김혜수 등 연기자로 이동하는 추세다.

개그맨이자 MC인 김용만이 지난주 방송된 MBC 3부작 다큐멘터리 ‘갠지스’의 내레이션을 맡은 데 이어 19일 KBS 1TV에서 방영되는 수요기획 ‘돌아갈 수 없는 땅 바그다드’는 배우 김태희가 목소리를 맡았다. 주말 사극 ‘대왕 세종’에서 태종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김영철은 지난 6일 KBS1 다큐 ‘600년의 비전, 국새’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출연한 배우 김정은은 지난달 20일 ‘수요기획’의 ‘금메달을 향해 뛰어라 대륙의 올림픽 꿈나무들’의 내레이션을 맡은 바 있다.

최근 다큐 제작진이 최종 작업인 내레이션을 연기자에 맡기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지닌 대중성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 때문이다.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다큐멘터리의 주제를 대중적 인지도가 뛰어난 연기자가 맡음으로써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더 친근감 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감성적인 색채가 주제인 다큐멘터리의 경우 연기자들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 연기가 프로그램에 잘 부합한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또 내레이션을 맡길 만한 실력 있는 성우가 10명 안팎에 불과해 이들의 중복 출연으로 다큐멘터리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도 제작진이 말하는 내레이터 다변화의 한 요인이다.

KBS ‘수요기획’의 황용호 PD는 “‘차마고도’의 최불암 내레이션이 그 자체로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은 것처럼, 김태희의 경우도 기존의 똑똑하고 사회참여적인 이미지 외에 감성이 풍부한 목소리가 이라크 난민 아이들의 현실과 희망이라는 감성적 주제를 전문 성우보다 좀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들 역시 일반 성우와 비슷하거나 때로는 더 낮은 목소리 출연료를 받지만 무게감 있고 의미있는 다큐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보다 긍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호의적이다.

하지만 객관적이고 사실 전달이 생명이 다큐멘터리의 진정성이 연예인 참여로 훼손된다는 지적도 있다. 연예인 내레이터는 제작 막바지에 원고 한 번 들춰본 것만으로 전체 다큐의 분위기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다 그들의 화제성과 감성 연기 때문에 오히려 시청자들의 다큐로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정의 기복 없이 차분하게 진행해야 하는 시사·역사 다큐 내레이션도 신선함과 화제성을 내세워 연예인에게 맡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한국성우협회 김익태 이사장은 “모든 영역에서 장벽이 사라지는 다매체 시대에서 시청자들이 보다 관심 있게 다큐멘터리를 봐주고 성우들에게도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우리말의 고저장단에 대한 훈련이 없는 데다 마치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내레이션을 하는 일부 연기자를 단지 스타라는 이유로 제작진이 무비판적으로 기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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