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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팔았더니 ‘로또’ 됐다… 돈 쓸어 담은 ‘뜻밖의 사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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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29 22:00:00 수정 : 2024-09-29 16: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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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에 이름을 함께 표기할 권리를 파는 ‘유상 역명 병기 사업’을 통해 최근 4년간 149억7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유상판매 입찰에서 최고가로 낙찰된 지하철역은 ‘강남역(하루플란트치과)’으로 계약 금액은 11억1100만원이다. 이 치과는 록밴드 자우림 보컬인 김윤아 씨의 남편이 운영하는 치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구간의 276개역 가운데 유상판매로 별도 이름을 병기한 역은 39개(환승역은 1개역으로 간주)이다.

 

유상판매는 지하철역 이름을 쓴 명판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부역명으로 적어주는 사업이다.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2016년 처음 시작됐다. 누구나 지하철역 이름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건이 까다롭다.

 

교통공사 내부 규정을 보면 '인지도가 높은 기관으로 지명, 관공서, 학교, 의료기관, 기업체 등'으로 대상을 제한해 놨다. 공익적 의미를 훼손하는 명칭은 낙찰을 받더라도 이후 심의위원회에서 제외될 수 있다. 기준을 충족한 곳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곳이 최종 낙찰자가 된다. 계약 조건은 3년으로 1회 3년 연장이 가능하다.

록밴드 자우림의 보컬인 김윤아씨의 남편이 수석원장으로 있는 ‘하루플란트치과의원’. 하루플란트치과 SNS 캡처

2021년부터 현재까지 역명병기 대상 역사는 39개역이다. 총계약 금액은 149억7000여 만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37억4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계약 금액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역 이었다. 하루플란트치과는 11억1100만원에 강남역 부역명을 따냈다.

 

이어 성수역(CJ올리브영·10억원), 을지로3가역(신한카드·8억7450만원),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8억원),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7억5100만원) 등 순이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역 3번 출구에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하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이 사업을 두고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기도 했다. 최근 하루플란트치과와 CJ올리브영이 각각 강남역과 성수역 부역명을 낙찰받은 것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역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공사 관계자는 “낙찰 기관 선정 기준에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며 “10월 중순쯤 자문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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