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흉부외과 전공의가 12명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에 배출되는 신규 전문의는 6명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전공의 없이도 병원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전문의 중심 의료체계가 확립된 흉부외과마저도 신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의료체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가 29일 발표한 전공의 수련 현황에 따르면 흉부외과 전공의 107명 중 75명은 사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명은 보류 상태로 사직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학회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흉부외과 전공의는 12명 뿐이었다. 정원의 10% 수준이다. 1년차 3명, 2년차 2명, 3년차 1명, 4년차 6명이다.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내년에 전문의가 되는 이들은 최대 6명에 불과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흉부외과 전공의 12명은 대전·충남에 5명, 서울과 경북·대구에각각 2명이 있었다. 경기·인천, 경남·부산·울산, 전남·광주 등 세 지역에선 각각 1명이 남았다. 강원·충북·전북·제주에는 한명도 없다.
학회는 “전공의 12명으로는 연간 2만건이 넘는 심장 수술과 폐암 수술을 완수할 수 없다”며 “현재 미래가 사라지는 초응급 상황이므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 전문의 배출과 이를 통한 지역의료 활성화는 이미 붕괴했고, 지역의 권역 심혈관센터나 응급의료센터도 작동할 수 없게 됐다”며 “향후 몇 년간 전공의 사직의 파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술 등 진료가 당분간은 유지될 수 있어도, 신입 전문의가 투입되지 않는다면 그 지속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학회는 “신입 전문의 배출 없이 전문의 중심병원은 불가능하다”며 “전공의들이 다시 꿈을 꾸고 환자 옆에 있을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희생은 미래의 심장병·폐암 환자들의 몫이 된다. 이제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죄이고, 시간이 없으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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