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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떠도는 ‘尹 탄핵’이란 유령… 국회 밖으로 풀려날 가능성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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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5 09:18:27 수정 : 2024-05-25 1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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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탄핵’ 띄우는 野
“탄핵열차”, “탄핵 마일리지”
“尹 ‘채 상병 의혹’ 연루 확인되면 탄핵 사유”
20%대 묶인 尹 지지율, 탄핵 직전 朴 지지율 수준

유령이 여의도에 떠돌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유령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이후 야권 인사들의 입에 ‘탄핵’이 오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일부 강경파 인사들이 간간히 언급하던 데서 제1야당 지도부 회의 공개 발언에도 ‘탄핵’이 직접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야당·시민사회가 25일 서울역 부근에서 채 상병 거부권 행사 규탄대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 자리에선 보다 노골적인 탄핵 관련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아직 ‘탄핵 유령’은 ‘여의도 안’에 갇혀 있을 뿐이다. 야권의 선전·선동 성격이 짙다. 관건은 이 유령이 앞으로 ‘여의도 밖’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는가다. 야권 인사들은 이 유령을 여의도 밖에 풀어놓을 수 있는 요인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최근 ‘VIP(대통령) 격노설’이 언급된 녹취록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VIP 격노설은 대통령실 등 윗선 관여 여부를 밝힌 열쇠란 평이 나오는 터다. 공수처 수사의 ‘칼날’이 용산 대통령실을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동거는 ‘탄핵열차’?, 쌓여가는 ‘탄핵 마일리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VIP 격노설을 언급하며 “채 상병 수사 외압 실체가 진짜 VIP, 대통령으로 드러난다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된다는 주장이 엄청 탄력을 받을 것이라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 마일리지가 쌓이고 있다”며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채 상병 특검의 거부권 행사는 거부돼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양심적 표결을 기대한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22일 회의에서도 탄핵을 언급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지적하며 “이제 암묵적 정치적 예의는 깨지고 ‘대통령 탄핵’은 국민적 유행어가 될 것 같다. 제도권 정치권 내에서도 TV 토론에서도 자주 등장할 주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특검 거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더 큰 국민적 거부권으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며 “정치적 사안을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민중투쟁이 일어난다. 탄핵열차가 시동을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당원주권시대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컨퍼런스'에 참석, 채해병 특검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대개 야권 인사들은 윤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사실이 공수처나 특검 수사에서 확인될 경우 채 상병 거부권 행사 자체가 전형적인 이해충돌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VIP 격노설은 윤 대통령 연루 사실 확인을 위한 ‘징검다리’로 보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정당한 이유가 있고 객관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며 “‘정당한 이유가 없는 법률안 거부권 남용은 탄핵소추의 사유가 된다’라고 고 권영성 교수가 우리나라 법조인들이 다 공부하는 헌법학원론에서 말씀했다. 여기에 정확히 해당하는 거부권 행사를 윤 대통령이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이날 JTBC 유튜브 방송에서 “저희가 특검을 통과시켜서 특검이 실행됐는데 조사했더니 ‘(대통령이) 공범이더라, 진짜 격노해서 수사를 무마한 게 맞더라. 대통령이 직접 한 게 맞더라’는 게 만약 확인이 된다면 그 때는 21일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했던 그 행위가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이라는 게 굉장히 고도의 정치적 행위다. (탄핵 소추) 시점이라는 건 정치적 판단, 저희 의회에서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대통령 연루가 확인되는) 그 정도가 되면 국민들이 이미 그걸 가만두지 않으실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尹 지지율’은 ‘朴 지지율’을 따라갈까

 

여당은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23일 비생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한 젊은 병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오로지 정치공세용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며 “국정 혼란을 부추기고 정권을 흔들기 위한 탄핵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협의도 없이 수사 기간도 오래 걸리는 특검을 거부했다고 탄핵까지 거론하는 민주당이다. 이재명 대표와 야당은 정녕 채상병 사건을 빌미로 탄핵의 길을 가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비대위원은 21일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인사들의 탄핵 언급에 대해 “선거 끝나고 나서 상당 기간 많은 민주당 의원들 입에서 탄핵이라는 얘기가 아주 무슨 동네 강아지 이름 부르듯이 나오고 있다”며 “이 분들의 생각은 윤 대통령 탄핵이 목표라는 걸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내에서도 잦아지는 야당 인사들의 탄핵 언급에 대해 우려가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2일 KBS 라디오에서 “항상 탄핵이나 퇴진은 정말 엄청난 일이다. 대통령 탄핵, 대통령 퇴진은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판단해서 국회만으로 탄핵을 추진했을 때 민심의 역풍을 맞았던 게 대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라며 “민심이 사실상 요구하고 명령하는 게 탄핵이다. 법적으로 국회가 탄핵 절차를 추진할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또 민심이란 측면에서 ‘대통령이 안 되겠다’고 해서 국회에 명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슬로건, 국민들의 요구가 나오기 전에 국회가 할 수 있다고 해서 탄핵을 먼저 움직이는 건 여러 측면에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결국 탄핵을 추동하는 건 ‘국회’가 아니라 ‘민심’이란 얘긴데 그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지지율은 윤 대통령에게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에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4%였다. 직전 조사인 5월 둘째 주(7∼9일)의 24%와 동일했다. 총선 후 처음 진행한 4월 셋째 주(16∼18일) 조사 당시 최저치인 23%를 기록한 뒤 이날까지 이뤄진 세 차례 조사에서 연속으로 24%를 기록 중이다. 

 

이러다보니 제3지대 보수정당인 개혁신당에서도 “탄핵 이야기를 충분히 꺼낼 수 있는 상황”이란 평이 나오는 것이다. 천하람 당선인은 23일 CBS 라디오에서 이같이 말하며 “실제 탄핵은 신중해야 되지만,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이 거의 박근혜 대통령이 통치 가능성을 상실하기 직전 지지율 정도 수준이다. 국민의힘에서 안심하고 탄핵 얘기 꺼내는 것 자체가 방자하다고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실제 최순실 게이트 공론화 초기 박근혜 당시 대통령 지지율은 2016년 10월 1주차 29%, 2주차 26%, 3주차 25%였고, 이후 4주차에 이르러 17%를 기록했다가 11월 들어 한 자릿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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