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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라는 별명을 가진 가수 김호중의 이력은 독특하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축구선수, 중학교 땐 대통령 경호원이 꿈이었다. 중학교 이종격투기 전국대회 우승까지 했을 정도로 운동실력을 타고 났다. 성악에 재미를 붙인 건 중학교 3학년 교회에서다. 경북예고에 합격해 성악인의 꿈을 키웠지만 레슨을 받을 형편이 안 되자 선배들의 유혹에 넘어가 잠시 ‘조직’에 발을 담근 적도 있었다고 한다.

2009년 은사의 도움으로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약 ‘고교생 파바로티’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프닝 곡으로 부른 ‘카루소’는 웬만한 성악가도 도전하기 힘든 3옥타브 고음이 수차례 나오는 고난도곡이다. 성악가 김동규는 “18살이 소리를 저렇게 내기 쉽지 않다”고 극찬했다. 이 영상을 본 독일 측 연락을 받고 유학길에 오르는 기회까지 얻었다. 영화 ‘파파로티’의 모티브가 됐다. 귀국 후 트로트 오디션에 참여한 건 대중적이고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은 그의 열망 때문이었다.

그가 지난 9일 서울 강남 도심에서 택시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프닝으로 그칠 수도 있었으나 사고 이후가 막장 수준이다. 그는 후속조치 없이 달아났다. 상식적·인간적 측면에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씨 옷을 입은 매니저가 운전했다고 나서면서 ‘운전자 바꿔치기’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뿐이 아니다. 사고 직전 주점에 들렀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했는데, 굳이 자택으로 가지 않고 경기도 호텔에 묵은 게 의아하다. ‘술집은 갔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 김씨의 매니저가 진실을 규명할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빼내 파손한 것은 압권이다. 소속사와 매니저의 살신성인급 감싸기가 눈물겨울 정도다.

그의 팬카페에 ‘얼마나 지쳤으면’,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는 글이 올려졌다고 한다. 본질을 흐리는 궤변이다. 연예인은 공인(公人)이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떠나 양심·도덕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 그는 사고 직후인 11∼12일 콘서트를 강행했다. 18∼19일 창원, 6월1∼2일 김천 등 예정된 스케줄도 일정대로 진행한다고 한다. 아무리 ‘돈’과 ‘찐팬’도 중요하다지만 따가운 국민 시선은 느껴지지 않는가.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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