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북한산 122㎜ 다연장로켓포 포함된 정황”
북한이 1970년대 생산한 다연장로켓포 등 노후 재고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는 한편 외국산 부품을 불법 조달해 신형 무기 생산에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돼 우리 정보당국이 추적 중이다.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쓴 무기 가운데 1970년대 북한산 122㎜ 다연장로켓포가 포함된 정황이 있어 정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사진작가가 전장에서 촬영했다며 공개한 포탄 사진에는 ‘방-122’, ‘파지’ 등의 한글 글씨가 식별됐다.
전문가들은 이 포탄이 북한의 122㎜ 방사포(다연장로켓의 북한식 표현)용 로켓탄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한글 표기 122㎜ 방사포탄에는 생산 시기를 1970년대로 추정할 수 있는 숫자도 찍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122㎜와 152㎜ 포탄을 대규모로 공급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북한은 이처럼 러시아에 노후 재고 포탄을 넘기고 대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개량형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작년 8월 방사포 공장을 시찰하고 "이제는 포탄생산에 총궐기하여 우리 포병무력의 전투성을 한계단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산력 제고를 독려했다.
지난 11일에는 유도 기능이 적용된 신형 240㎜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무기 개량·개발에 외국기업의 반도체 등 부품을 조달하는 것으로 보고 동향을 쫓고 있다.
최근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러시아군의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에서 미국과 유럽 부품이 ‘수 백개’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중국 등지에 있는 중개자의 조력으로 대북 제재의 감시망을 피해 무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고 CAR는 분석했다.
국정원도 이와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부품 밀반입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