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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역사 잊어선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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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11-29 23:22:37 수정 : 2023-11-29 23: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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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행차 한국을 방문한 몽골 친구와 함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했다. 본래 형무소는 죄인을 가둬 두는 곳이지만 서대문형무소에서 고초를 겪었던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나라를 사랑했던 애국지사들이었다. 1923년 지어진 서대문형무소에서는 일제의 한국 강제 점령을 반대했던 많은 한국인이 수용돼 고문을 당하고, 처형당했다. 이곳에서는 18세 미만의 여성, 10년 이상을 선고받은 자 그리고 무기수를 수용하였으며, 1944년 기준 2890명이 있었다고 한다.

서대문형무소를 거닐면서 슬픔과 분노가 교차했다. 친구와 나는 일본 제국의 한국인 탄압을 보여 주는 유물과 문서들을 통해 일제강점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직접 목격했으며, 감옥 안에 갇혀 애국자들이 겪었던 고통과 투쟁을 여실히 목도할 수 있었다. 언어와 이름 등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모조리 말살함으로써 한민족을 완전히 지워 버리려 했다.

에르덴 만드카이 유학생

어두컴컴한 전시관 지하에는 고문을 받는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실감 나게 재현돼 있었다. 복도 깊이 걸어 들어가니 수많은 고문 장치와 서대문의 처참한 생활 환경이 있었다. 감옥에 갇혀 고문받는 이들의 얼굴은 범죄자가 아닌 우리와 같은 일반 시민들의 얼굴이었다. 독립운동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고 고문을 받은 한국인들의 처절한 심정을 엿볼 수 있었다. 감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예술가, 시인, 성직자들은 시대를 기록했고,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감옥은 비어 있지만 그곳에 독립운동가들의 정신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오늘날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현대적이고 민주적이며 독립적인 나라다. 지금 이러한 한국이 된 데에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들은 현실에 굴복하지 않았고, 타협하지 않았으며,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 100년이 지났지만 독립을 향한 이들의 결단과 투쟁,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자유와 평화는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지금의 우리도 이러한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상들의 유산을 간직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더 밝고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서대문형무소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심이 담긴 이 유물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된다면 자유와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2시간 남짓 전시 공간을 두루 돌아보고 나오니 강우규, 안창호, 유관순 등 순국열사의 이름을 기록한 추모비를 볼 수 있었다. “손톱이 찢어지고 코와 귀가 찢어지고 다리와 팔이 으스러져도 이 육체적 고통은 조국을 잃은 아픔과 비교할 수 없다.” 유관순의 말이 모든 한국인의 민족정신을 감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르덴 만드카이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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