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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원 괴롭힌 벌레…알고보니 독도서만 사는 ‘신종 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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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9-17 15:30:00 수정 : 2023-09-18 10: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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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양말을 두켤레, 세켤레를 신어도 깔따구가 뚫어서 무는데… 한번 물리면 한달, 두달 가도 안 낫습니다. 보통 모기떼가 아니에요”

 

1954년 독도의용수비대원으로 활동했던 고(故) 김용복 선생은 당시 독도 생활이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로 이 깔따구떼를 꼽았다. 하지만 그와 대원들, 이후 70년간 독도경비대원들을 끈질기게 괴롭힌 건 깔따구가 아닌 독도에서만 서식하는 신종 모기였다는 것이 새롭게 확인됐다.

 

새로 발견된 ‘독도점등에모기’.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배연재 고려대 교수 연구진은 2007년부터 진행해온 자생생물조사·발굴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독도에만 서식하는 신종 등에모기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등에모기는 파리목, 등에모기과, 점등에모기속에 속하며 ‘독도점등에모기’로 명명됐다. 날개에 흰점이 있고, 날개 앞쪽 첫번째 흰점 안에 검은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독도점등에모기는 몸길이가 2∼3㎜로 작아 그간 깔따구로 오인돼온 것으로 보인다.

깔따구는 주둥이가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반면 점등에모기는 주로 식물의 즙이나 꿀을 먹지만 산란기의 암컷은 피를 빨아먹는다. 점등에모기는 바늘 모양의 주둥이를 피부에 찔러넣어 흡혈을 하는 일반적인 모기와 달리, 이빨로 피부를 긁어 상처를 낸 뒤 나오는 피를 빨아먹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독도점등에모기의 암컷에서도 큰턱과 작은턱, 아래쪽 혀에 이빨이 발달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도의용수비대원으로 활동했던 고(故) 김용복 선생이 1954년 당시 독도 생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재단법인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 유튜브 캡처.

유충은 부패한 동물 사체가 있는 물웅덩이에서도 서식할 정도로 오염된 서식처에서 잘 견디며, 성충은 빛을 향해 모이는 특성이 있다. 생활 환경이 한정돼있는만큼 아직 개체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독도의 지명을 딴 독도점등에모기의 형태 및 생태정보를 최근 곤충학 국제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에 투고했으며, 올해 말 국가생물종목록에도 등재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독도수비대원들을 괴롭히고 있는 곤충의 실체를 70여 년 만에 밝힌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독도경비대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등에모기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관리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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