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반도 영공 감시하라”…‘떠다니는 지휘소’ 최신 조기경보통제기 뜬다 [박수찬의 軍]

입력 : 2023-05-26 06:00:00 수정 : 2023-05-26 07:29: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20년대 이후 한반도의 하늘을 감시하며 유사시 공중전을 지휘할 조기경보통제기가 새롭게 도입된다.

 

방위사업청은 25일 제15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 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3조900억원을 들여 2031년까지 국외구매하는 항공통제기 2차 사업 구매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한국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저공으로 비행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외구매 방식은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와 일반 상업판매(DCS)가 모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사업 참여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조만간 예비 사업설명회와 사업설명회를 열어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예비 사업설명회 개최를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사업 참여 업체간 정보 불균형을 최대한 해소, 사업 진행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위사업청은 사업설명회 직후 9월쯤 제안요청서(RFP)를 업체에 발송하는 등 사업 관련 절차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보잉·사브 등 경쟁구도 예상

 

군과 방산업계에선 미국 보잉(E-7A)과 L3 해리스, 스웨덴 사브(글로벌아이)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공군이 공개한 E-7A의 미 공군 운용 상상도. 미 공군 제공

방추위 의결을 앞두고 업계에선 총사업비 규모에 관심이 쏠렸다. 방위사업청의 전력증강사업에선 사업 참여 후보 무기 중 가격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장비의 값에 맞춰 총사업비를 산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통해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소요를 줄이고, 사업 참여 후보군을 확대해 경쟁입찰 체제 강화를 꾀하게 된다.

 

이같은 기조를 항공통제기 2차 사업 진행과정에 적용하면, 대략적인 상황과 향후 전망을 짐작할 수 있다.

 

사업 참여 후보 업체들이 지난해 5월 군에 제출한 초기 견적에 따르면, 기체 크기가 가장 큰 보잉은 4조3000억원, 비즈니스 제트기를 쓰는 사브는 2조5640억원, L3해리스는 3조524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던 이유다.

스웨덴 사브가 개발한 글로벌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사브 제공

그로부터 1년이 지나 방추위를 통과한 총사업비는 3조900억원. 방산업계 예상보다 훨씬 낮았다. 보잉이 비용 절감에 상당히 노력했다는 평가와 방위사업청이 사업 참여 업체에 가격 인하를 강하게 주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는 대목이다.

 

보잉이 제시할 E-7A는 한국 공군이 4대를 운용중인 E-737의 발전형이다. E-7A는 E-737처럼 보잉 737 여객기에 노스롭그루먼 다목적 전자주사(MESA) 레이더를 탑재한다. 

 

미 공군 E-3의 원형 레이더가 360도 탐지를 위해 레이더를 회전하는데 10초가 소요되는데,  E-7A는 최신 기술로 이를 대폭 단축해 탐지능력을 높였다. 

 

미 공군은 지난해 2월 보잉과 E-7A 개발 계약을 체결, 시제품 2대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 2030년대까지 20여 대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사업 당시 상업구매로 E-737 4대를 구매했던 것과 달리 2차 사업에선 FMS 방식에 의한 도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미 공군과 더불어 영국도 E-7A 도입을 진행하고 있어 가격 인하 효과가 작지 않고, 한국도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평가다.

25일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건군 75주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실시한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에서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상공에서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후발주자인 사브는 글로벌아이를 제안하며 수주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공개된 글로벌아이는 봉바르디에의 글로벌6500 비즈니스 제트기에 에리아이-ER 레이더를 장착한 형태다. 공중 600㎞, 해상 400㎞, 지상 200㎞ 이상의 거리에서 수천 개의 목표물을 탐지·분류·추적해 정보를 제공한다.

 

보잉 737보다 작은 비즈니스 제트기지만 상당한 수준의 항속거리를 갖고 있어 오랜 시간 체공이 가능하다. 유지비도 보잉 737보다 저렴하다는 평가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웨덴이 구매했으며, 폴란드도 도입 협상이 진행중이다.

 

사브는 글로벌아이에 대해 가장 많이 거론된 약점인 정찰 범위 제약을 개선, 한국군의 요구를 충족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레이더 외에도 기체 전·후방에 레이더를 추가, 모든 범위에서의 정찰을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기술지원, 산업협력, 절충교역 등도 이행할 뜻을 비추고 있다.

 

L3해리스는 지난해 봉바르디에의 글로벌 6500에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의 레이더를 탑재한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항공통제기 2차 사업에서 참여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보잉은 비용을 낮추고 있고, 사브는 한국군 요구사항 충족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에 비용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양측간 가격 격차가 생각보다 좁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미세한 차이로도 수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업체간 경쟁 국면이 한층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국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통해 성능·가격 등 조건을 충족하는 기종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전한 국산화’ K2 전차 4차 양산 시작 

 

방위사업청은 이번 방추위에서 K-2 전차 4차 양산계획안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2028년까지 약 1조94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국산 K-2 전차 150여대를 추가 생산한다.

 

육군은 앞서 1차 100대, 2차 106대, 3차 54대를 생산해 K-2 전차 260대를 확보했다. 하지만 노후 전차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이를 대체할 4차 양산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한국 육군 K-2 전차가 훈련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육군에는 잔존가치가 남아있지 않은 M-48A5K 전차가 4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965~1995년 도입된 M-48A5K는 사용기한(25년)을 한참 초과한 전차로 실질적인 전투력이 없다.

 

구식 전차를 1대1로 대체하지 않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추가 양산을 통한 기갑 전력 재편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다.

 

올해부터 본격화할 4차 양산의 핵심은 국산 변속기 탑재 여부다. 방위사업청은 4차 양산 과정에서 국산 변속기와 국산 엔진을 결합한 파위팩을 K-2 전차에 장착할 길을 열었다.

 

SNT 다이내믹스(옛 SNT 중공업)가 만든 1500마력 자동변속기는 전진 6단, 후진 3단 소형·고효율 궤도차량용 자동변속기다. 

 

군은 2차 양산 당시 SNT 다이내믹스 자동변속기 탑재를 검토했으나, 내구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국산 엔진에 독일 랭크(RANK)사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팩을 2·3차 양산에 적용했다.

 

현재의 국산 변속기는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K-2 전차 2차 양산 시점보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진보, 독일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월 튀르키예 수출도 이뤄졌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K-2 전차 4차 양산에선 기본적으로 국산 변속기 적용을 추진한다”면서도 “국방기술품질원이 주관하는 320시간 내구도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내구도 검사는 3~4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내구도 검사를 통과하면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해 전차에 장착한 상태로 3200㎞를 주행하는 시험을 거쳐 전력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력화가 실현되면 K-2 전차는 완전한 국산화를 달성할 수 있게 되어 한국군의 운용 편의성 및 수출 증대 효과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일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 일대에서 열린 육군 제11기동사단 도하훈련에서 K-2 전차가 기동하고 있다. 여주=연합뉴스

방위사업청은 3차 양산 과정에서 육군이 제기한 개선 사항도 4차 양산에 반영한다. 2차 양산 당시 주포 조준경 검출기 등 군의 개선 요구 사항 10개를 3차 양산 사업에 적용한 것처럼, 3차 양산 과정에서 제기된 개선점을 4차 양산에 적용한다.

 

전차의 전력 구동 장치를 개선해 포탑과 120㎜ 활강포가 더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조종수 와이퍼를 전동으로 바꾼다. 주·야간 복합카메라를 설치하고, 위성항법장치(GPS)·관성측정장치(IMU)로 구성된 복합항법장치에 항재밍 기능을 추가한다.

 

승무원이 전차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기관총을 쏠 수 있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와 대전차미사일을 파괴하는 능동파괴장치(APS)는 군에서 소요가 결정되면 가장 빨리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폴란드에 수출되는 K-2PL은 원격사격통제체계와 능동파괴장치를 갖추는데, 한국군 K-2 전차는 현대 기갑전에서 필수품인 두 체계를 4차 양산 착수 시점에서도 즉시 장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능동파괴장치가 없던 러시아 전차들이 우크라이나군 대전차미사일에 파괴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중계됐다는 점을 감안, 한국군이 관련 소요를 신속히 제기해서 확정했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K-2 전차 4차 양산이 진행되면, 노후 전차를 대체하면서 전차 기술의 국산화율을 더욱 높여 차세대 전차 개발 및 K-2 전차 성능개량 등에 필요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조윤수 '싱그러운 미소'
  • 조윤수 '싱그러운 미소'
  • 아이린 '사랑스러운 미소'
  • 선미 '깜찍하게'
  • 나나 '미소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