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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통합 ‘엔진’… 친환경·디지털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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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8 16:00:00 수정 : 2023-03-18 15: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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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맞은 EU 단일시장

美·中 패권 전쟁에 공급망 불안정 고전
우크라 전쟁으로 에너지 인플레도 겹쳐
친환경 원자재 中의존도 줄이기가 핵심
美·中·유럽 3축 배타적 구도 확산 우려

사람, 상품, 서비스, 자본의 이동 자유를 내걸고 1993년 1월1일 탄생한 유럽연합(EU) 단일시장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단일시장은 소속된 이들이 가입국 중 어느 나라에서든 자유롭게 살고, 일하고, 공부하고, 사업하는 것을 보장했다.

그사이 프랑스의 값싸고 질 좋은 와인이 물량 제한 없이 무관세로 유럽 각국에 수출됐으며 역내 항공료는 10분의 1로 줄었고, 한 나라에서 딴 의사나 변호사 면허가 시장 어디서든 인정받게 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시장은 EU 통합을 이끈 ‘엔진’으로 훗날 평가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시에 거대한 위기가 찾아왔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서 비롯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가속했고, 이 사태가 진정될 즈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이 닥쳤다.

EU는 위기의 활로도 단일시장에서 찾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디지털 산업 전환을 발판 삼아 자율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도 EU 단일시장 지속 및 강화를 위한 핵심 이정표 중 하나다. EU가 단일시장이 가진 장점을 기반으로 리튬·코발트·니켈과 희토류 등 친환경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원자재와 상품 수입·제조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EU가 과연 탈중국에 성공할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세계 최대 규모 단일시장인 데다, 역내 국가 간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는 강점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게 EU 집행위가 과감한 원자재 독립을 시도할 수 있는 배경이다.

이날 기준 EU 시장은 회원국 27개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소속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4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인구는 지난해 기준 4억4700만명에 이르고 소속 기업은 2300만개가 넘는다. 국내총생산은 16조6130억달러(약 2경1611조8517억원)다.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이동은 상품과 사람(노동)이다.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탯에 따르면 역내 상품 무역 규모는 1993년 11%에서 2021년 23%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해 기준 1000만명이 넘는 경제활동인구가 자신이 시민권을 받은 국가가 아닌 EU·EFTA 국가에 거주했다. 160만명이 넘는 근로자가 거주하는 나라와 일하는 나라가 달랐다.

‘디지털 노마드’(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하는 사람들) 문화가 확산하며 EU 내 노동력의 이동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EU집행위는 2023 단일시장 보고서에서 “다른 지역동맹들과 달리, 단일시장은 상품만큼이나 활발한 사람의 이동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국 미국·캐나다·멕시코가 모두 엄격한 이민정책을 가졌다는 점과 비교해 이같이 짚었다.

회원국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친환경·디지털 전환 정책에 우선을 뒀던 EU와 EFTA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패권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CRMA, 보조금 규제 등과 같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건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특정국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 조치가 역내·외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결국 미·중·유럽 3축을 중심으로 한 배타적 무역 구도를 심화할 수 있어서다.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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