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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시장 불확실성… 은행권에 “자기자본 추가 확충” 주문

입력 : 2023-03-16 18:56:53 수정 : 2023-03-16 18: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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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건전성 강화’ 팔걷은 금융당국

은행 대출 연체율 상승… 불안 잠복
제도 정비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
경기대응 완충자본 등 추가 적립
스트레스 완충자본은 신규 도입
손실 흡수능력 갖도록 체질 보강
은행권 “시장 안심차원 조치” 분석

금융당국이 국내 은행권에 ‘방화벽’을 더 높이 쌓으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당초 은행권 경영 및 관행 제도 개선 차원에서 위기 대응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었는데,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 등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더욱 강력한 자본건전성 확충 대책 마련이 필요해졌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차 회의에서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은행권이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것은 최근의 금융 불안정성 확대도 문제지만 국내 은행 자본 적정성에도 불안한 구석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2022년부터 금리·환율의 가파른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은 12.26%로 전년 말 대비 하락하고 있고 유럽연합(EU·14.74%), 영국(15.65%), 미국(12.37%)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자본 적정성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밝혔다. 이날 금감원이 발표한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0.31%로 전월 말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0.55%로 전월 말 대비 0.09%포인트 올랐다.

금융당국은 우선 2016년 제도 도입만 하고 실제 활용은 하지 않은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팽창 시기에 추가자본을 적립하도록 하고 신용 축소·경색 때엔 적립자본을 해소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올해 2∼3분기 중 현재 0%인 경기대응완충자본에 추가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은행별 스트레스 테스트(손실흡수능력 점검)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를 신규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확대 방안뿐만 아니라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 등 기존에 발표한 충당금 제도 정비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SVB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불확실성 우려가 커진 만큼 금융권의 건전성 제고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자본건전성 확충과 대손충당금 적립 관련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시장 안심 차원이며, 국내에는 SVB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이 조금씩 오르는 점 등이 뇌관이 될 수 있지만, 은행들이 위기에 대비해 충당금을 많이 적립해놨고 최근에 이익도 많이 났으니 자기자본을 올리는 등의 노력을 더 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SVB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의에서는 ‘돈 잔치’ 비판을 받는 은행권의 성과보수 체계와 희망퇴직금 관련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났다. 이자이익은 55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내 5대 주요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6908억원이었고, 이자이익은 36조9388억원이었다. 5대 주요은행은 성과급에 1조9595억원을, 퇴직금엔 1조5152억원을 지출했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은행권 대규모 수익은 임직원 노력보다는 코로나19 및 저금리 지속 등으로 대출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최근 금리 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과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급화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과보수 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은행권이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도형·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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