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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맥주’에 버터 없다고 제조·판매사 형사 고발? 법조계도 “식약처 처분은 과도”

입력 : 2023-03-10 07:00:00 수정 : 2023-03-10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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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일반 소비자 이미 '버터맥주'라는 이름으로 인식. 그 명칭을 광고에 사용한 게 소비자 기만하거나 거짓 광고로 볼 수 있을지 매우 의문"
유통업계 관계자 "붕어빵에 붕어 안 들어가듯 이런 마케팅 위법하다고 판단한다면 사실상 하지 말라는 얘기" 반발
GS25 제공

 

이른바 '버터맥주'로 유명한 편의점 히트 상품 '블랑제리뵈르' 제품명 논란이 업계로 불똥이 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버터를 뜻하는 '뵈르'(beurre)란 단어를 제품명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식품 당국이 제조사(부루구루) 뿐 아니라 판매사인 GS리테일(편의점 GS25)까지 함께 경찰에 고발하면서다.

 

9일 뉴시스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3일 수제맥주 제조사 부루구루의 블랑제리뵈르에 1개월 제조 정지를 사전 통보했다.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 이름에 뵈르라는 단어를 사용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대한 법률’ 8조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이와 함께 제조사와 판매사(버추어컴퍼니), 그리고 편의점 GS25 운영사 GS리테일을 경찰에 고발했다. 판매 과정에서 버터가 포함된 맥주로 오인할 만한 광고를 했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식약처의 조치에 GS리테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렇게 상품의 콘셉트와 특징을 담아 닉네임을 붙이는 것은 유통업계에서 고객과 소통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지난해 9월 첫 판매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차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 버터맥주라는 용어를 고의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특히 GS리테일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300곳의 유통 판매사 가운데 편의점만 콕 찍어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버터를 뜻하는 ‘뵈르(beurre)’라는 제품명을 써서 버터맥주라고 마케팅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는 지 모르겠다"며 "품질 좋은 중소 제조사 제품을 히트 상품으로 띄워주려고 마케팅에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똑같이 '버터맥주'라는 이름을 내세워 마케팅 하면서 맥주를 판매한 유통사들이 300곳이나 되는데 왜 유독 편의점만 과도한 처분을 받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부루구루 측은 “‘고래밥’에도 고래가 안 들어간다. 과도한 해석”이라며 “실제 처분을 받더라도 계속 소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붕어빵에 붕어가 안 들어가듯 이런 수준의 마케팅을 위법하다고 판단한다면 사실상 마케팅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이러면 중소 제조사와 협업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식약처의 이번 처분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일반 소비자들이 이미 '버터맥주'라는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어 그 명칭을 광고에 사용한 것이 과연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거짓 광고로 볼 수 있을지 매우 의문"이라며 "실제 소비자들이 버터맥주 광고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도 없어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법 취지에 위반되지도 않는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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