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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예능감 똘똘 뭉친 팀워크… 스포츠 스타 전성시대 [S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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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25 11:00:00 수정 : 2023-02-25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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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뭉쳐야찬다·최강야구 등
체육예능 인기… 시즌제 도입 가속
엘리트 체육인 반전 모습 등 주효

방송 감동, 종목 관심으로 이어져
허웅, 올스타전 팬투표 역대 최다
씨름 등 비인기 종목 파급력 배로

재미 극대화 위해 득점 조작 등
일부 스포츠 정신 오염 ‘자책골’
선수들 기량 타격 등 부작용도

리얼 버라이어티 쇼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스포츠 스타가 예능 무대 중심에 섰다. 테리우스 안정환(47)과 공룡센터 서장훈(49)은 입담 좋은 방송인으로 종횡무진 활약 중이고, 월드컵 축구영웅 조규성(25)과 월드스타 김연경(35) 등도 예능에서 시청자를 만났다.

스포츠 스타가 등장하는 예능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박세리(46)와 이동국(44), 이상화(34), 현주엽(48) 등 각 종목에서 정점을 찍었던 스포츠 스타가 아이를 키우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장면은 익숙하다. 스포츠 스타는 체육예능을 통해 연예인들에게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가르쳐주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기도 한다.

왼쪽부터 강호동, 김동현, 박세리, 서장훈, 안정환.

스포츠 스타가 등장하는 프로그램 인기는 해가 바뀌었어도 식을 줄을 모른다.

25일에는 이영표(46)와 김병지(53), 하석주(56) 같은 은퇴 선수가 등장하는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가 방송된다. 같은 날 격투가 아키야마 요시히로(추성훈·48·일본)와 UFC 파이터 김동현(42) 등이 코치로 나와 격투기를 가르치는 ‘순정파이터’도 전파를 탄다. 26일에는 ‘뭉쳐야 찬다’가, 27일에는 ‘최강야구’가 시청자를 기다린다. 이 프로는 모두 스포츠 스타가 중심이 된 리얼 버라이어티 쇼로, 시즌을 나눠 제작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예능은 왜 스포츠에 빠졌나

버라이어티 쇼는 여행과 먹방 등을 만나 리얼 버라이어티 쇼로 진화됐다. 이후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 스포츠 포맷이 접목되면서 엘리트 체육인이 방송에 등장하는 빈도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인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람이 모일 수 없던 시절 스포츠 예능을 통해 팀을 이루는 행위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또 원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뜻하는 ‘부캐’의 유행도 스포츠 스타의 예능 가치를 높였다. 경기장에선 투지와 열정을 갖는 체육인이지만 카메라 앞에서 순수해진 이들의 반전매력이 시대의 요구에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김관섭 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산업화 과정을 거친 세대는 국가대표를 지낸 선수를 국위 선양한 인물로 인식해 존중해주는 성향이 있다”며 “여기에 각 종목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엘리트 체육인의 어설픈 모습이 웃음을 주고, 때론 진지하게 노력하는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는 왜 예능을 반길까

스포츠 업계에서는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예능이 반가울 뿐이다. 예능 출연 이후 선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당 종목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허재(58) 데이원스포츠 대표와 함께 예능에 출연했던 농구선수 허웅(30), 허훈(28) 형제 인기는 웬만한 연예인을 넘어선다. 특히 허웅은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역대 최고인 16만3850표를 받았다. 현역 시절 9년 연속 올스타 팬투표 1위를 차지했던 이상민(51) 전 서울 삼성 감독이 2003~2004시즌 받은 12만354표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허훈 역시 13만2표를 얻었다.

비인기 종목으로선 예능으로 제작되는 것만큼 기쁜 일도 없을 법하다. 2020년엔 씨름을 주제로 만들어진 예능 ‘씨름의 희열’ 덕분에 모래판 열풍이 일어났다. 이 예능에는 태백(-80㎏), 금강(-90㎏)급 선수들이 상금 1억원을 놓고 샅바를 잡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공성배 용인대 무도스포츠학과 교수는 “천하장사가 누구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씨름이 인기가 없었지만 예능을 통해 태백, 금강급 선수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고 응원단이 꾸려지는 진풍경까지 생겼다”며 “씨름 하면 떠오르는 덩치, 비만, 느림, 게으름 등의 이미지를 바꿨고, 잘생기고 근육질의 씨름선수가 많다는 것을 새롭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예능과 스포츠의 어긋난 관계

스포츠와 예능의 만남이 모두 ‘윈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능은 스포츠가 가진 순수성을 오염시킬 수 있고, 스포츠 스타는 예능에 빠져 기량을 잃어버리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실제 스포츠가 가진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예능 제작진이 경기 내용에 손을 대는 일도 있다. 문화체육부 장관 표창과 대한축구협회 공로상까지 받은 ‘골 때리는 그녀들’ 제작진은 일부 회차 득점 순서를 조작했다. 이를 눈치챈 시청자들은 ‘리얼’이 아니었다고 분노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제작진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예능의 달콤함이 선수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 스타가 예능에 빠져 훈련에 매진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김연경이 은퇴를 고민하거나 조규성이 유럽진출을 미룬 것도 예능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스포츠 단체 관계자는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흘리는 땀이 아닌 카메라 앞 이미지로 돈을 벌게 되면 스포츠에 대한 동기부여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예능 출연 이후 선수들 기량이 하락하는 경우도 많다”고 우려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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