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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문제’ 풀며… 한손 한발 오르다 보면 성취감 ‘업’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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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26 13:00:00 수정 : 2023-02-26 09: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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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힙한 스포츠’ 실내클라이밍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의 감소세가 계속되면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형형색색의 ‘홀드’를 잡으며, ‘문제를 푸는’ 클라이밍(암벽등반)은 과거에는 생소한 운동이었지만 최근에는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MZ세대(1980년 초∼2000년 초 출생)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캐치스톤클라이밍짐에 설치된 지구력 벽. 클라이머 사이에서는 ‘무지개 고구마밭’이라고 불리운다. 클라이머들은 지구력 벽에 붙여진 스티커에 색상과 숫자를 따라 문제를 풀 듯 올라가야 한다. 문제를 다 풀고 완등했을 때 오는 성취감은 아주 짜릿하다.

경기 부천시에서 캐치스톤클라이밍짐을 운영하는 한대욱(45) 센터장은 “매주 한 번 벽면의 루트를 새로 세팅하고 있다. 클라이밍은 운동 자체도 즐겁지만, 새로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재밌다. 문제를 다 풀고 완등했을 때 오는 성취감도 뛰어나다.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머릿속에 있던 잡생각은 사라지니 그것마저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2022년 도쿄 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은 스피드와 리드, 볼더링 3개의 종목이 있다. 스피드는 15m의 벽을 누가 빨리 목표지점까지 오르는 속도를 겨루는 경기이며, 리드는 15m 이상 되는 벽을 정해진 시간 내에 누가 가장 높게 오르느냐를 겨루는 종목이다. 볼더링은 4~5m의 벽을 안전장비 없이 정해진 시간 내에 누가 더 루트를 잘 개척하느냐로 승부를 가른다.

한 클라이머가 손에 초크를 묻히고 있다. 초크는 손을 건조하게 만들어, 수분으로 인해 생기는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한 클라이머가 벽면에서 양팔의 길이를 측정하고 있다. 클라이밍에서는 멀리 떨어진 홀드를 잡아야 하는 팔 길이가 중요하다.
클라이밍짐을 찾은 한 여성 클라이머가 홀드를 잡고 벽을 오르고 있다.

캐치스톤클라이밍짐을 찾은 사람들은 모두가 매트 위가 아닌 바닥에 앉아 다른 이들의 경기를 지켜본다. 매트에 앉는 것은 추락하는 사람과 부딪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한다. 대부분 사람이 삼각대를 펼쳐 놓고 스마트폰 카메라에 자기의 등반 모습을 열심히 담아낸다. 삼삼오오 크루티를 입고 온 크루원들은 서로를 응원하고,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서로 의논하며 알려주는 모습이 꽤 진지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서로 배려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클라이머 유수지(30)씨는 말한다. “클라이밍을 시작했다면 운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보는 걸 추천해요. 하다 보면 실패할 때도 있고 성공할 때도 있는데, 그 순간이 고스란히 담기거든요. 못 푼 문제는 영상을 되돌려 보면서 실패의 원인을 찾고 보완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성공할 때 그 뿌듯한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서, 잠들 때까지 계속 돌려보게 돼요. 그리고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촬영한 영상을 올리면 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응원도 받고, 문제를 푸는 방법도 배울 수 있어요.”

유수지 클라이머가 홀드를 잡고 이동하며 문제를 풀고 있다.
캐치스톤클라이밍짐을 운영하는 한대욱 센터장이 벽면 한쪽의 루트를 세팅하고 있다.

기암절벽을 찾아갈 여유가 없는 현대인에겐 클라이밍이 있다. 실내 클라이밍은 자연 속 깎아지른 절벽을 오를 때 느끼는 성취감을 빌딩 가득한 도심 속에서 얻게 해준다. 나와 마주한 상대는 인공 암벽. 주어진 것은 믿음직한 두 발과 두 팔이 전부다. 추락의 위험을 딛고 조심스레 한 발씩 위로 홀드를 밟아 나간다. 떨어질 때도 있지만 괜찮다. 자연에서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지만 이곳에선 몇 번이고 실패가 허용된다. 실패를 거듭하고 등반 루트를 마침내 정복할 때의 즐거움은 자연 속 절벽을 딛고 정상에 올랐을 때와 견줄 만할 것이다.


글·사진=이재문 기자 m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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