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파산 신청’ FTX 창업자, 美 요청에 바하마서 체포

입력 : 2022-12-14 06:00:00 수정 : 2022-12-13 22:11: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자금 유용 혐의’ 샘 뱅크먼프리드
현지 법원 출두 예정… 송환 ‘초읽기’
FTX 추산 채무액만 최대 65조원
‘명문대 교수’ 부모, 사업 관여 의혹
美 의회 청문회 증언 계획도 무산

최근 파산한 세계 2위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사진) 전 최고경영자(CEO)가 거주 중이던 미국 플로리다주 옆의 섬나라 바하마에서 전격 체포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하마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검찰이 형사 고발함에 따라 뱅크먼프리드를 체포했다”며 “미국이 뱅크먼프리드 인도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9월 FTX의 본사를 홍콩에서 바하마로 이전하면서 이곳에 살고 있다.

 

바하마 경찰 당국은 뱅크먼프리드가 이날 오후 6시쯤 거주 중이던 고급 리조트에서 저항 없이 체포 과정에 협조적으로 응했으며, 구치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수도 나소 소재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남부지검도 성명을 내고 “체포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차후 기소장을 공개한 뒤 (혐의에 대해) 추가로 설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의 체포는 지난달 11일 FTX가 파산을 신청한 지 한 달여 만이다. FTX에 예치된 고객 자산을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 투자금으로 쓰는 등 자금 유용 혐의를 받는다. 계열사 간 자전거래를 통해 자산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있다. FTX 측이 추산한 채무액만 최대 500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한다.

 

NY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뱅크먼프리드의 혐의에 전신사기, 증권사기, 돈세탁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사기 혐의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한편, 뱅크먼프리드의 회사가 급성장하는 데 미국 명문대 교수인 부모의 도움이 상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NYT는 ‘FTX 붕괴의 한복판에 있는 부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탠퍼드 로스쿨 교수 조지프 뱅크먼(67)과 바버라 프리드(71) 부부가 FTX의 사업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범죄 행위 관련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자식의 사업을 단순히 지지하고 지원하는 수준은 넘어섰다고 NYT는 전했다.

 

FTX 파산 사태 후 한동안 잠적했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달 말부터 공식 석상에 등장해 “관리 소홀이 있었으나 사기를 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13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 원격 출석해 증언할 계획이었지만 이날 체포되면서 무산됐다. NYT는 “바하마는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만, (송환) 과정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며 “피고인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훨씬 더 오래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