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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WTO에 美 제소… 반도체 전쟁 격화

입력 : 2022-12-13 18:00:00 수정 : 2022-12-13 22: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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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통제 남용… 공급망 안정 위협” 주장
美는 일본·네덜란드와 장비 제한 논의

美, 中과 기술·제조장비·인력 거래 금지
첨단 반도체로 무기 등 개발 방지 목적

장비 강국 日·네덜란드 함께 수출 규제
세계 5대 장비업체 대부분 참여할 듯
백악관 “동맹국과 제한 조치 추가 논의”
中 반도체 생산 장비 구매 사실상 막혀
“G2 하이테크 전쟁에 亞·유럽 휘말려”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했으며 미국은 반도체 장비 강국인 일본, 네덜란드와 함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중국에 대한 반도체 및 기타 제품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미국을 12일 WTO에 제소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성명에서 “WTO 제소는 법적 수단을 통해 중국의 우려를 해결하고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방법”이라며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해 수출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반도체 및 기타 제품의 정상적인 국제 무역을 방해해 글로벌 산업 사슬의 공급망 안정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제로섬 게임 사고를 버리고 잘못된 관행을 적시에 시정하고 반도체와 같은 첨단 제품의 무역 교란을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과 미국의 정상적인 경제 무역 거래를 유지하고 반도체와 같은 중요한 글로벌 산업 체인의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0월 고성능 인공지능(AI) 학습용 반도체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특정 반도체 등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고,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이에 미국 기업은 18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및 14㎚ 이하 로직 반도체 기술을 비롯한 생산 장비 등에 대한 중국 수출이 제한됐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일본, 네덜란드와 함께 중국에 반도체 장비 공급을 제한하기 위한 논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을 정도로 논의가 성숙할 때까지 구체적 발표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일본, 네덜란드는 물론 다른 나라들과도 그런 대화를 나눴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반도체 기술 문제에 깊은 이해(interest)가 있는 국가를 비롯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우리의 맞춤형 제한 조치의 이유와 내용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려를 공유하는 광범위한 국가들과 진행되고 있는 논의의 솔직함, 내용과 강도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고, 이들 국가와 광범위한 (정책) 일치를 보고 싶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과 네덜란드는 중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판매를 제한하기 위해 10월 미국이 발표한 전면적인 조치 중 적어도 일부를 채택할 것이라고 몇 주 안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본과 네덜란드 양국은 14나노 이상의 반도체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의 수출규제 조치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사들일 방법을 거의 전면 봉쇄(near-total blockade)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램리서치·KLM과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세계 1위의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스탠퍼드 C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은 블룸버그에 “중국이 스스로 첨단 산업을 구축할 방법도, 기회도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설리번 보좌관이 미국·일본·네덜란드의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규제 논의 사실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가 협력해 규제를 강화하면 중국은 첨단반도체를 입수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하이테크 전쟁에 일본, 유럽 국가들이 휘말리며 격화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조 바이든 정권은 10월부터 첨단 반도체와 관련된 기술, 제조장비, 인재 등에 대해 중국과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했다”며 “특히 제조장비에 강점을 가진 일본, 네덜란드와 (중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우선적으로 교섭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반도체 대중 수출규제 목적은 안보”라며 “첨단 반도체의 우열은 극초음속 미사일, 정밀유도탄 등 최신 군사장비 개발 경쟁에 직결되기 때문에 군사 면에서 중국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IBM이 일본의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와 최첨단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라피더스는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최근 설립한 반도체 기업으로, IBM과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2나노 공정을 통해 반도체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베이징·워싱턴·도쿄=이귀전·박영준·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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