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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유승민?…무주공산 TK에 국힘 당권 갈린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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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14 06:00:00 수정 : 2022-12-13 16: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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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집권여당 당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TK(대구경북) 지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당 지도부와 대통령의 의중 등 대부분 대세를 거스르지 않은 TK지만, 이번 국민의힘 당권 후보 중 윤석열 대통령의 대척점에 선 유승민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지역 출신 당권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TK 당원들이 유 전 의원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유 전 의원에게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에 당권주자들은 향방을 잃은 TK 당원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앞다퉈 TK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권 결정 지을 TK “유승민은 글쎄”

 

13일 대구 지역 정가에 따르면 TK당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차기 당권 후보자 중 지역출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각종 선거에서 보수층의 지표로 활용되어온 TK 지역정가는 지역출신 정치인에 대해 목말라 있는 상황이다. TK는 지난 대선에서 전국적으로 대세를 확정지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홍준표 현 대구시장에게 손을 들어 준 것과 같이 유난히 지역 기반 정치인에게 표심이 강하게 나타는 곳이다. 홍 시장의 경우 영남중고등학교 출신으로 청소년기를 대구에서 보냈다.

 

하지만 최근 당권에 도전한 유일한 TK출신 유 전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으로 지역 당심이 좋지 않다.

 

사실 유 전 의원은 과거 여러측면에서 TK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적장자로 평가받아 왔다. 유 전 의원은 2004년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후 내리 4번을 대구 동구 을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특히 마지막이었던 제20대 선거에서 유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도 75%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될 만큼 그에게 보내는 TK의 당심은 절대적이었다. 영주 출신에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나온 그는 TK에 정치적 근거지를 둔 박 전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보수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승승장구했다. 친박의 핵심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시험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유승민이 대통령”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유 전 의원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박 전 대통령이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 유 전 의원은 ‘할말을 하던 보수당 의원’을 넘어 분당을 선언하고 개혁보수 신당인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신뢰가 남아있던 TK 당심은 돌아섰고 그에겐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창립 준비위 발족식에서 사회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경북지역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유 전 의원의 경우 지역 정가에서도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로 돌아온 이후 이 같은 지역 민심은 더욱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TK가 당권경쟁에서 유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대구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의원도 스스로 TK 보단 여론조사 등에 기대를 거는 것 아니겠느냐”며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4년도 더 남은 상황에서 정부에 반기를 드는 것보다, 정부의 성공에 당심을 모을 당 대표를 희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심을 잡아라” TK로 향하는 후보들

 

고향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중 TK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후보는 유 전 의원을 제외하곤 없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은 강원도를, 부산이 고향인 안철수 의원과 울산시장으로 정치적 기반을 마련했던 김기현 의원은 모두 PK(부산경남)를 정치적 근거지로 두고 있다. 여기에 인천에서 내리 4번 당선된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수도권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공부 모임 ''국민공감'' 첫 모임에서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에 TK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TK를 향하고 있다. 최근 정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투표 비율을 현행 70%에서 90%까지 확대하려는 조짐이 보이자 당원 수가 많은 영남에 후보들이 구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작성한 ‘전당대회 선거인단 예측안’에 따르면 선거인단(당원) 32만8889명 중 TK와 PK를 포함한 영남권 당원은 51.3%(16만8628명)로 가장 많다. 당원투표 비율이 90%로 늘어나면 영남권 당원투표 결과가 약 45%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PK를 정치적 기반으로 둔 안 의원과 김 의원의 경우 TK를 전략적 승부처로 보고 있고, 남은 의원들은 PK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TK에 구애를 보내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TK가 캐스팅 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TK를 찾은 당권 도전자들은 연일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선물 꾸러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 3일 경북 칠곡 국민의힘 당원연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권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 10일 대구 북구을 당원연수에 강연자로 나서는 등 연일 TK지역 당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독과점적 플랫폼의 공정 혁신을 위한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시스

특히 김 의원은 11일 대구·경남 일대 당협 간담회와 당원 연수 강연에서 대선 당시 원내대표 경험과 지방선거 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거론하며 ‘이기는 리더십’을 부각했다. 이자리에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 본인임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TK지역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추진을 내세우며 구애를 펼치고 있다. 안 의원은 “원내에서 (신공항 추진을)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징계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고, 윤 의원은 “개별 의원이 반대하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신공항 추진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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